이건희 회장 완전 퇴진… 대주주로만 남는다

삼성, 사장단協 산하 투자조정·브랜드관리委 신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오는 7월1일자로 삼성 회장직은 물론 일반사원 신분에서도 물러나 완전히 퇴진한다. 삼성은 이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른 경영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새롭게 가동하는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이 50여년 동안 유지해온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경영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며 계열사 독립경영이라는 실험체제로 전환된다. 삼성은 25일 오전 마지막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사장단협의체 전환을 골자로 한 새로운 경영모형을 내놓았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이 회장이 평사원 신분이라도 유지해 그룹의 상징적 존재로 남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 회장이 완전 퇴진해 대주주로만 남기로 했다”며 “7월1일자로 이 회장은 ‘전(前) 회장’이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삼성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지난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 그룹에 발을 들여놓은 지 만 42년 만이다. 이 회장의 퇴진과 함께 전략기획실의 핵심 축이었던 이학수 실장(부회장)과 김인주 부사장은 각각 삼성전자 고문과 상담역을 맡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성은 대신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해 사장단협의회를 새롭게 가동하는 한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투자조정위와 이순동 제일기획 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브랜드관리위를 비상근 체제로 신설했다. 투자위에는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7명의 최고경영자(CEO)가, 브랜드위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 6명의 CEO가 각각 참여한다. 아울러 사장단협의회를 보좌할 업무지원실을 따로 만들어 기존 전략기획실 멤버 가운데 14명을 배속시켰다. 업무지원실장은 김종중 전략기획실 재무팀 전무가 맡기로 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전자ㆍ금융사업의 좌장 역할을 맡겼으며 전략기획실의 경영진단 노하우를 살리기 위해 관련 인력 일부를 삼성경제연구소로 보내 경영컨설팅 기능을 보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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