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 "중국, 경제부흥과 함께 첩 문화 부활"

"부패 관리 뒤에 정부 있다" 이혼율도 급증

중국에서 경제 성장과 함께 공산화과정에서 사라졌던 오랜 전통의 일부다처제 문화가 부활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요즘 중국에서 당 간부나 관료, 사업가들에게 첩(妾)은 과거 신분이나 부의 상징이었듯이 `필수' 조건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 최근 적발된 사례들을 보면 산둥성 지닝시 리신(51) 부시장의 경우 뇌물 50만달러를 받아 지닝과 상하이,션전 등에 최소한 4명의 정부(情婦)를 두고 있다가 적발됐다. 월급이 수백달러에 불과했던 그는 인구 800만명의 경제 부흥지 지닝시 부시장이라는 직함을 이용, 40여개 업체로부터 각종 인허가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고 이 돈으로 정부들에게 집을 사주고 선물 공세를 폈다. 하지만 이는 최근 허난성 검찰총장과 공산당 간부직을 박탈당한 경우에 비하면덜한 편인데, 이 공직자는 200만 달러를 횡령해 무려 7명의 첩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리신 부시장을 적발해낸 반부패 운동가 리신더씨는 "부패한 관리 뒤에는 반드시첩이 있다고 누구나 지적한다"고 말했고 전 상하이대학 사회학 교수인 리우다린씨는"요즘 우리는 노동, 기술, 외모, 권력에 이어 사랑도 살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동관, 청두, 상하이 등 신흥 도시들에서는 정부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아파트까지 생겨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바깥으로 나도는 남편과 그들의 정부를 캐내기위한 사설탐정 업체도 더불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청두의 사설탐정 업체인 `더방'은 최근 사업 영역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직원도100명이 넘는다. 또 첩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혼이 늘고 재산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한해동안 160만쌍이 헤어졌으며 이는 2003년에 비해 무려 21%나 폭증한 것이다. 재산 다툼이 복잡해 지면서 얼마전 베이징시는 이혼시 첩을 둔 남성이 전 부인에게 보다 많은 권리를 양도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을 정도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방 정부들은 자체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올해난징시는 모든 공무원들에게 혼외 관계 사실을 보고토록 했고 광저우의 한 대학에서는 여학생들에게 기혼자와 관계를 가져 가정을 깨는 일이 없도록 주지시키기도 했으며 하이난성은 정부를 두었거나 혼외 자녀를 둘 경우 당직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에서도 첩을 두는 행위가 결국 중국 경제를 망치고 공산당 신뢰도에도악영향을 끼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운영하는 은행, 기관 등에서 첩에게 돈을 주려는 관계자들이 횡령하고 사취하는 돈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 사이광둥성내 여러 도시에서 102건의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하이에서 사설탐정업을 하는 순요우준씨는 "첩이 있는 관리라면 반드시 비리가 있다. 고급 호텔에 들락거기에 일반 수입으로는 불가능하며 이들 관리는 따라서 부정한 돈을 탐낸다"고 말했고 또다른 사설탐정 웨이위준씨는 "요즘은 물질만능주의가 사상을 지배하고 있으며 정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