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00 돌파, 한국증시 재평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완화에 기업실적도 호조
PER 9배로 美·日보다 낮아 "연내 1,950 간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2년3개월 만에 1,800선을 돌파했다. 증시의 초점이 펀더멘털에 맞춰지면서 한국증시 재평가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시를 억눌러왔던 각종 악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힘을 축적했기 때문에 연말에는 지수가 1,95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2포인트(1.02%) 오른 1,802.58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6월9일(1,808.96) 이후 2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증시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한창이던 8월 순매도세로 돌아섰던 외국인들이 5,44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8거래일 동안에만도 1조7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설 정도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고용 등 경기지표가 나아지면서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제거된 것. 전문가들은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악재가 걷힘에 따라 앞으로 한국증시가 재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증시 재평가의 최대 요인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다. 이날 증시가 1,800선을 돌파했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에 불과해 미국(12배)이나 일본(13.3배)ㆍ중국(13배) 등 다른 국가보다 낮다. 이들 나라에 비해 한국의 주식이 아직 싼 셈이다. 특히 경기둔화 우려 완화에 따른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은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의 선호를 더욱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 코스피지수가 1,950선까지 무난하게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5월 이후 계속된 글로벌 위기를 꾸준히 해결하면서 바닥을 높여왔다"며 "위험 요인이 축소되고 글로벌 투자가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연말에는 지수가 1,95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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