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래서 중소기업에 진다"

최근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는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우선 순위나 관행 등에 얽매여 유연성과 창의성이 부족하기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8일 '대기업을 패배로 이끄는 5가지 함정' 보고서에서 "실제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월등한 자원과 인력을 갖추고도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매출이 자신의 10배에 이르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구글이 위협하고 있는 것과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중소기업인 레인컴과 코원의 점유율이 60%를 웃도는 사실 등을 '골리앗(대기업)'을 이긴 '다윗(중소기업)'의 사례로 꼽았다. 또 최고의 김치냉장고 브랜드로 자리잡은 위니아의 '딤채'와 대형사의 중저가브랜드를 무력하게 만든 '미샤'나 '더페이스샵' 등 저가 화장품 브랜드, 애플과 소니가 실패한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한 '팜(Palm)'과 '림(RIM)' 등도 유사한 경우로 소개됐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우선 대기업들이 지나치게 크고 보편적인 시장에만 주목하는 '큰 시장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주로 사업 규모에 걸맞은 큰 시장을 찾고, 가능한한 많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에 주력함으로써 결국 그 누구의 니즈(needs;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할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주력 사업과 비주력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고 기존 사업을 잠식할 가능성이있다는 이유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뒷전으로 미루는 '우선 순위의 함정'도 대기업의한계로 거론됐다. 대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상 한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옮겨지기까지 계량화와 논리보강을 통해 여러 사람의 수긍을 이끌어내야하므로 이 과정에서 초기의 참신성이 사라지는 '논리의 함정' 문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연구.개발(R&D)이나 유통 등을 과감히 외부 전문인력이나기관에 맡기지 못하고 모두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려는 '관행의 함정'이나 구성원에게 회사 내부의 관료적 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강조하는 '인재의 함정'도 대기업 경쟁력 약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손민선 연구원은 "인터넷과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정보와 구매 대안, 기회들을 접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이 같은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간과하고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고의 틀을 고집하는 안이한 태도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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