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판교發 분양가 급등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실분양가가 1,80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변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이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파주 운정신도시 내의 ‘한라비달디’는 평당 최고 분양가격이 1,59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펜트하우스를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서는 곤란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40평형도 평당 분양가가 1,400만원 수준으로 인근 교하지구 시세보다 절반 이상 비싸고 심지어 채권 값을 제외한 판교 중대형 분양가보다 높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아파트는 용적률 190%를 감안하면 땅값이 평당 270만원선이며 판교 중대형 기준 평당 건축비 370만원을 합치고 금융비용까지 포함해도 이윤이 평당 500만원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건설교통부는 물론 지자체와 협조해 간접 규제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이처럼 치솟는 것은 정부가 판교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초 강남 대체도시를 지향한다 던 판교는 결국 무주택자를 의식한 소셜믹스의 성격으로 선회하더니 마지막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집값 거품을 기정 사실화하고 주변 아파트 시세를 자극하게 된 것이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분양가 자율화 시책하에서는 정부로서도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형식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분양가격을 승인하고 있지만 지자체들은 표를 의식해 하나같이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았던 게 관행이었다. 결국은 높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올리고 높아진 주변 시세가 다시 분양가를 자극하는 악순환을 몰고 온 셈이다. 겉도는 집값안정화정책은 집값담합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실거래가 공개를 불과 한두 달 남겨두고 제재수단도 불투명한 현실에서 담합조사를 한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국 애꿎은 변두리 집값만 들먹거리다가 신고센터는 문을 닫고 말았다. 결국 정부 스스로 ‘버블 세븐’의 거품만 인정한 셈이 되었다.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면 무엇보다 집값 거품을 기정사실화 하는 판교 신도시 같은 정책실패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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