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 정국의 최대 이슈는 단연 세종시 문제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물론 여야 간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세종시 이슈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련 수정안을 놓고 여권 내의 줄다리기는 물론 여야 간 법안 개정 싸움이 불을 보듯 뻔해 지난해 말 예산안 전쟁에 이어 국회가 또 한차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관련 법 개정 여부 '눈길'=지난 2005년 만들어진 세종시 관련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은 국방·외교·통일 등 6개 부처는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고 나머지 부처의 이전 규모와 시기의 경우 정부의 행정계획 고시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세종시 이전 부처는 9부2처2청이라는 셈법이 나왔다. 정부가 내놓을 세종시 수정안의 뚜껑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이전 부처의 대상과 규모가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세종시 관련 법 개정 여부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행정중심도시라는 성격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이전 부처 축소는 법 개정 없이 정부의 고시 변경만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반면 정부의 법령 유권해석자인 법제처는 '특별법은 세종시를 행정기능이 중심이 되는 복합도시로 규정하고 있어 법 개정 없이는 이전 대상 부처를 축소하거나 세종시 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 놓고 국회 공방전 예고=일부 부처가 이전하는 방안의 경우에는 이처럼 법 개정 논란이 분분하지만 모든 부처가 이전하지 않는 수정안이 나올 경우에는 개정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정안의 골격이 '부처 이전 전면 백지화'로 정해지면 결국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 절차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의원은 전체 재적 의원(298명) 가운데 법안 개정에 필요한 과반을 넘는 169석. 하지만 50~60명 정도인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수를 고려하면 법 개정 여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지난해 10월 "원안을 지키고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α)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설득과 동의를 구한다면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해야지 나에게 할 일이 아니다"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관련 법안 처리는 물론 세종시 문제를 놓고 속전속결 방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최종 발표되면 이달 중 당론을 정한 뒤 특별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 개정이 늦춰지면 결국 6월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야권, 연대 통한 총공세 움직임=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야권 연대'를 통해 세종시 계획 수정을 결사저지할 태세다. 민주당은 예산 정국에 이어 세종시 문제에서도 한나라당에 밀릴 경우 6·2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정세균 대표는 7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수정 저지 입장을 재확인하고 오는 10일에는 충청도에서 당원들과 함께 '원안 고수를 위한 등반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자유선진당은 13일 국회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세종시 수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충청도를 중심으로 장외집회 등을 열기로 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또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등과 함께 세종시 수정저지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충청권 및 시민단체와 연대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