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남측 기업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미국의 금융제재 때문에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북측이 적극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북측에서 남북경협을 주도하고 있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이하 민경련)는 오는 4월28일 평양에서 남측의 광산업 최고경영자(CEO) 100여명과 ‘경제인간담회’를 개최, 북측 광산업 현황을 소개하며 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대한광업진흥공사가 29일 밝혔다. 현대나 남한 정부가 주축이 돼 개성공단 투자설명회를 열거나 이에 북측이 부분 참여한 적은 있지만 북한 당국이 직접 남측 기업인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범 광진공 남북자원팀장은 “북에서 남측과 합법적 경협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인 민경련이 직접 나서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며 “북측의 경제인간담회는 우리로 치면 투자설명회”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설명회에는 민경련 산하 명지총공사 등 광산업 사업단체뿐 아니라 채취공업성 등의 당국자도 참석해 국내 기업인의 적극적인 대북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는 위폐 문제로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고 있어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가장 현실적 방법인 지하자원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북한은 철광석 30억톤, 석탄 147억톤, 석회석 1,000억톤, 금 1,000톤 등 세계 매장량 10위 내에 드는 광물만도 7종이나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원자재 확보가 시급한 중국은 최근 북한의 지하자원에 눈독을 들이며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북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잘 알면서도 자본과 기술 부족으로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며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자원개발의 중요성에 눈뜨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진공은 이번 행사가 남북 첫 공동개발 광산인 황해남도 정촌 흑연광산 준공행사와 더불어 개최되는 것으로 이미 남측 주요 광산업체 경영자 100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4월26일부터 2박3일 일정이며 항공편과 체제비를 포함한 참가비는 170만여원 수준이다. 한편 흑연광산 개발에 이어 광진공은 국내의 삼광자원과 손잡고 중국 업체가 100% 지분을 가진 평북 덕현의 철광산 개발에 각각 4만달러와 8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초기 시범사업이어서 경제적 가치는 투자비 수준에 그쳐 크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