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향후 10년간 녹색산업에 2,000억달러(한화 약 228조)를 지원한다. 김동수(사진) 수출입은행장은 17일 은행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녹색산업의 발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그린 파이오니어(Green Pioneer)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500건의 해외 녹색플랜트 수주와 200개의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녹색 수출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2,000억 달러를 지원하는 금융지원 체계다. 자금원은 기존 플랜트ㆍ선박 수출지원에 집중되어 있던 구조를 변화시키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함께 활용해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투자 가능한 사업을 설계해 금융을 지원하는 ‘그린 플랜트(Green Plant)’, 녹색기업의 기술력 확보ㆍ상용화ㆍ수출 등 각 과정에서 적절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지원하는 ‘그린 챔피언(Green Champion)’으로 구성돼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350억 달러 수출, 3만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행장은 “후발주자인 국내 녹색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뒤 수출에 나서는 현재의 전략으로는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면서 “시장규모가 큰 해외시장을 직접 공략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녹색산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강화함에 따라 수은의 기본적인 사업구조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는 1년 평균 22조8,000억원 가량으로 수은의 주력 사업인 선박수출 금융지원 규모(지난해 21조3,000억원)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수은 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기존의 선박 중심에서 녹색산업 및 자원개발 중심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수출산업의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전략ㆍ핵심부문을 선택해 집중 지원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이날 내년 수출 금융지원 목표는 올해 목표 보다 10% 가량 늘어난 66조원(잠정치)이라고 밝혔다. 올해 10월 말까지 지원실적은 55조8,000억원이며 연말에는 64조6,000억원에 달해 당초 목표(60조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