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충청권에 몰렸던 투기세력들이 큰 낭패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건설교통부와 국세청 등이 함께 실시한 신행정수도 후보지 부동산 투기 합동단속에서 428건의 투기 사례가 적발되고 올 상반기에만 수도권과 충청권 토지매입자 5만2,544명이 투기혐의자로 무더기 적발됐을 정도로 충청권에 투기세력이 몰려들었다. 투기혐의자 가운데 일부는 7세 등 미성년자를 동원해 18만평의 토지를 사들였고 2회 이상 토지를 사들인 투기혐의자가 1만8,000여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또 행정수도 후보지 땅 주인 중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라는 조사도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입주권 등 보상을 노리고 낡은 주택을 사들이거나 불법 건축물을 짓는 투기꾼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투기혐의자 가운데 일부는 이미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행정수도 후보지 및 인근 지역의 땅은 여전히 투기세력의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투기꾼들은 자금이 묶이고 가격이 급락하는 손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투기꾼들이 몰려들면서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으나 헌재 결정으로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손실을 보는 투기꾼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인근 지역에 농지를 매입한 주민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JMK플래닝 진명기 대표는 “농지가 수용 예정지에 속한 현지 주민 중에서는 토지보상을 예상하고 미리 주변에 농사지을 땅을 마련한 사람들도 있다”면서 “이들은 매입할 때보다 땅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손해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충청권 주민들이 정부 정책의 실패에 따라 직간접적 손해를 봤다며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