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비맥주 매각 본입찰 탈락… '희비 교차' 하이트 "사모펀드와 경쟁 수월" 롯데 "아직 공식통보는 못받아"
입력 2009.03.12 18:30:28수정
2009.03.12 18:30:28
롯데그룹이 오비맥주 인수전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이트맥주와 롯데그룹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상대적으로 안도하는 반면 롯데그룹은 앞으로의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벨기에 AB인베브가 오비맥주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업체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와 콜버그크라스로버츠(KKR) 등 2개 사모펀드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 것과 관련, 진로-하이트그룹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이 소주 '처음처럼'에 이어 오비맥주까지 인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진로-하이트그룹의 한 관계자는 "맥주시장을 놓고 경쟁하기는 아무래도 롯데보다 사모펀드가 수월한 게 사실"이라며 "사모펀드가 오비맥주를 인수할 경우 공격적 투자보다는 수익성에 치중할 것으로 보여 경쟁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하이트맥주 사장도 전일 "누가 오비맥주를 인수하든 하이트는 시장 1위를 지켜나갈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오비맥주 매각 상황을 좀더 지켜보면서 앞으로의 대응전략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AB인베브로부터 공식적인 입찰 탈락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AB인베브의 입장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주류 및 M&A업계에서는 오비맥주 매각작업에서 롯데그룹이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 인수전의 열기가 예상보다 뜨겁지 않은 가운데 롯데를 압박해 매각 가격을 높이려는 AB인베브측의 전략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두산주류 인수전 때도 롯데그룹은 애초에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두산주류 인수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며 "아직 롯데가 오비맥주 입찰에서 탈락했다고 결론짓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