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미국의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가 한국 인수합병(M&A)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 금융시장은 월가 투자은행과 소버린, 칼 아이칸 등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지분참여 및 경영구조 개선 명목을 앞세워 진출했지만 KKR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여타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시장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KKR 아시아의 데릭 모건(사진) 회장은 19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나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 회장은 “현재 한국 로컬 펀드들과 협상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제하고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권에 들어섰으며 상당히 매력적인 금융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모건 회장은 또 “씨티그룹 부회장 재임 당시 한미은행 인수작업을 진행했는데 한국사회의 반발(backlash)과 정부규제가 생각보다 강해 애를 먹었다”며 “외국자본의 한국진출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M&A 측면에서 보면 아직 유아단계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하다”면서 “지난해 KKR의 아시아시장 투자규모는 250억달러였지만 올해는 이를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KR는 통상 아시아 시장 투자에 나설 경우 개별 국가의 경제적ㆍ법적 특수성을 고려해 로컬 펀드들과 공동 투자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KKR는 경영지배구조에 초점을 둔다”고 밝혀 한국시장 진출시 한국 펀드들과 공동 투자형식을 취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는 낮은 상태”라며 “이들 지역의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투자자본을 모으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으며 국제자본시장에도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ㆍ중국ㆍ인도ㆍ호주 등은 아시아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에 대해 “아시아는 글로벌 M&A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는 미약하지만 소액 자본주의가 활성화되고 기업지배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모건 회장은 “KKR는 투자기업 지분은 평균 7년 보유하는 등 장기투자를 지향한다”면서 “현재 17개 국가에 38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