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기회 놓치면 韓·日 車에 밀려 추락"

“이번 경제위기를 자동차 산업 재편기회로 활용하지 못하면 한국과 일본 자동차 메이커와의 경쟁력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계속 추락할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를 잠재적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상원의 경기부양 법안 표결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주요 타운홀 순회미팅의 첫번째 방문지인 인디애나주 엘카르트에서 “이번 경기부양 대책은 자동차 산업 재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빅3 구제를 골자로 한 경기부양 대책을 설파하면서 한국차와 일본차를 꼭 집어 사실상 ‘타도 대상’으로 언급함에 따라 향후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진작 및 산업정책에 이 같은 색채가 짙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상원 예비표결을 통과한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 법안에는 ▦배터리 개발 지원 ▦새 차 구입자에 대한 세액공제 ▦연방정부의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 등이 포함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가진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경기부양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400만명의 일자리를 지키거나 창출하는 것”이라며 “머뭇거리면 지금의 위기는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의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1조달러가 넘는 재정적자를 넘겨받았지만 경제회생을 위해 재정집행을 멈출 수 없다”며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 소비감소, 경기침체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미 상원은 이날 838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 심의를 종결하기 위한 예비투표를 실시해 찬성 61표, 반대 36표로 가결함으로써 오바마의 경기부양안은 10일 최종 표결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하 양원의 법안이 서로 달라 절충과 재표결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안이 백악관의 희망대로 이번주 말까지 처리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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