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기술수준' 진실은?

서울대 조사위 최종보고서 "배반포 기술 독창적"
鄭위원장은 "독보적 기술 아니고 경제성도 없다"




황우석 교수 파문에 대한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장의 발표내용과는 달리 서울대 조사위 보고서 원문에는 배반포 형성 기술에 대해 높이 평가한 부분이 적지않게 기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조사위 최종 보고서에는 ▦배반포 형성 기술의 독창성이 인정되며 ▦관련 지적재산권 확보도 가능하다는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배반포 형성은 독보적 기술이 아니며 독창성도 낮고 경제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팀의 기술 수준을 둘러싼 논란이 앞으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가 황 교수 기술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처는 줄기세포 전 단계인 배반포 형성까지 성공한 사례는 황 교수팀을 제외하고는 영국 뉴캐슬대학의 앨리슨 머독 연구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머독 연구팀은 단 한 개의 배반포 형성에 그쳤다며 이를 볼 때 황 교수의 기술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저널은 특히 복제 개 스너피에 대해서는 황 교수의 최대업적이라고 평가했다. 개는 극도로 미성숙한 난자를 만들기 때문에 배양이 매우 어려운데 황 교수가 이를 성공시킨 것은 뛰어난 연구성과로 기술하고 있다. 황 교수는 이르면 12일 서울대 조사위원회 최종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입장표명에서 논문조작은 일정 부분 인정하나 서울대 조사위가 밝힌 “줄기세포 원천기술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피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교수는 성명에서 ▦줄기세포는 바꿔치기됐으며 ▦배반포 단계까지의 기술은 아무나 해낼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검찰 조사와 별개로 기술 수준을 놓고 치열한 다툼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가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등 생명공학 선진국들은 줄기세포 연구경쟁에 본격 돌입할 태세다. 황 교수팀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온 로버트 랜자 어드밴스드셀테크롤로지(ACT) 의학개발 담당 부사장은 “2004년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 발표 이후 중단됐던 이 분야 연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해 이 분야 경쟁에 본격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하버드대 의대의 조지 데일리 교수도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데일리 교수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것을 만들어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