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최고 직장으로 꼽혔던 종합상사. 상사맨들은 당시 외교관 못지않은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외교관처럼 일을 전수 받을 선배는 없었다. 해외 시장 개척 경험이 없는 나라였으니 선배가 있을 턱이 없었던 것. 그야말로 모든 것이 도전이었고 개척이었다. 젊은 상사맨들은 말 그대로 스스로 길을 닦아야 했다. 오직 일에 대한 열정만으로 중동 산유국, 동남아, 서아프리카 오지, 미지의 시장 인도 등 누비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조선 설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했고 예멘에서 유전을 찾아냈으며 제3세계 자동차 시장을 개척했다. 이 책은 고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앞세워 70~80년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현대종합상사 임직원들의 현장 체험을 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사장을 지냈던 음용기 씨, 장우주 씨를 비롯, 현대종합상사 퇴직자 모임인 ‘Hycor Club’ 회원들이 자신들의 일화를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배는 철 구조물이야. 엔진 룸은 발전소야. 거주구는 호텔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해 보지 않은 일이 없어. 여러분들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엔진에 프로펠러를 달아서 돌리는 일이고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이야.” 40여편에 달하는 이야기 속에는 정주영 회장과 관련된 일화들이 눈에 많이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