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점 매출 신세계에 뒤지고 홈쇼핑도 차별화 실패현대백화점이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들이 소리만 요란한 채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대표 이병규)이 지난해 10월 오픈한 서울 미아점은 물론 같은 달 방송을 시작한 홈쇼핑까지 실망스러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손대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는 셈이다.
미아점의 경우 오픈 후 신세계 미아점을 압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영업면적 평당 매출이 신세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미아점의 영업매장 면적이 9,973평이고 올 1분기 매출은 357억원이다. 반면 신세계는 영업매장 면적이 3,300평으로 현대의 3분의1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지난해 1분기 430억원이었고 올해 같은 기간에는 이보다 증가한 것이 확실시 된다.
미아점이 1년이 채 안된 점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대는 미아점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자 최근 입점업체 대표를 모아놓고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사정, 매출부진에 따른 반발을 무마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도 방송을 시작할 당시는 고품격ㆍ고가 상품으로 특화하겠다는 전략이었으나 반응이 좋지 않자 중ㆍ저가 상품까지 취급, 선발주자인 LG홈쇼핑이나 CJ39쇼핑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현대홈쇼핑은 올 1분기 매출을 1,160억원으로 발표했다. 이는 LG홈쇼핑의 4,219억원, CJ39쇼핑의 3,083억원은 물론 우리홈쇼핑의 1,373억원보다도 훨씬 뒤지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가 백화점 경영으로 어느 업체보다 뛰어난 유통 노하우를 가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홈쇼핑의 성적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현대만의 색깔을 내지 못한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 오는 8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목동 주민들이 생각만큼 가처분 소득이 많지 않고 인근에 행복한세상을 빼고는 경쟁할 만한 백화점이 없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에는 현대백화점이 성장률 둔화와 신규사업 부진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경기회복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 현대의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하강국면을 타게 되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