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일 상하이 인근 양산항(洋山港)을 오는 2020년까지 연간 컨테이너 처리 능력이 1,340만개에 달하는 세게 최대 규모의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발표했다.
올들어 상하이항이 물동량면에서 부산항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도약하는 것과 맞춰 양산항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지만 중국 정부가 타임 테이블을 갖춰 공개적으로 개발 계획을 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상하이시 항무당국은 상하이 앞바다 소재 양산항을 활용해 현재 포화상태에 있는 장강 삼각주 지역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동시에 한국의 부산과 광양항에서 환적되고 있는 톈진(天津), 칭다오(靑島) 등 북중국 지역의 물동량도 흡수해 명실상부한 동북아 허브항 역할을 수행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하이시는 양산 컨테이너항 개발에 대해 상하이 인근 소양산(小洋山)에 11㎞의 항구 길이에 연간 1,340만개 컨테이너를 소화할 수 있는 30개 컨테이너 선석을 오는 2020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대규모로 현 부산항의 3배에 달한다.
또 9억달러를 들여 건설하는 동해대교는 양산항과 상해시 노조항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다리로 컨테이너 운송뿐 아니라 상하수도와 전기, 통신의 연결수단으로 이용된다.
상하이항의 올들어 10월까지 누적 실적은 923만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33.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부산항은 9.2% 늘어난 846만TEU에 그치고 있다. 양산항은 급팽창하는 상하이항 물동량을 소화하는 한편 현재 부산ㆍ광양항을 경유, 환적하는 유럽ㆍ미주행 물량중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상하이항은 수심이 낮아 대규모 선적이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많은 선사들이 부산항 등에서 수출화물을 추가 선적하고 있다.
실제 세계 2위의 초대형 선사인 MSC사가 중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화물의 환적기지를 부산항에서 중국 닝보항으로 옮겼고, 세계 14위의 컨테이너선사인 차이나쉬핑도 미국-부산-톈진-칭다오-부산-지중해 노선과 상하이-닝보-부산-미국 노선에서 부산항 기항을 중단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이병관기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