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날도 특유의 무표정함으로 대통령을 찾았다.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비교적 또렷한 음성으로 질문에 답했다. 건강도 꽤 괜찮은 것처럼 보였다.
이 회장은 우선 회동에 앞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 사면을 어떻게 보나”라고 묻자 “내년 2~3월께 한다고 했으니 그렇게 될 것 아니겠나”라며 “좋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대 회장부터 김 회장과 비교적 썩 좋지 않은 관계, 여기에 빅딜 등으로 상처가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같은 재벌 총수로서 김 전 회장에 대한 애증을 표시한 것처럼 보였다.
이 회장은 또 전경련 차기 회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전경련 회장 임기가 다 됐는데…”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난 아니다. 아직 논의되는 것 없다”고 말했다. 재벌 총수들이 자신을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해도 자신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