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퀀텀 점프' 기회다] 지각변동 車시장… 화두는 '생존'

美 '빅3' 퇴조… 韓·日업체등이 대체 유력
2년후엔 6개 회사 정도만 생존할 가능성


“앞으로 2년간 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해 55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6개 정도의 거대 회사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는 최근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에서 글로벌 차시장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최근의 위기 과정을 거치면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업계 순위도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미국의 ‘빅3’가 물러나고 유럽ㆍ일본ㆍ한국 기업들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재편의 신호탄은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다. GMㆍ크라이슬러ㆍ포드는 인수합병(M&A) 및 전략적 제휴 등 각종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기사회생을 위해 금융지원폭을 늘리겠다고 했다. 폭스바겐 인수를 추진 중인 독일 포르쉐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포르쉐가 프리미어 브랜드 아우디를 소유한 유럽 대중차 폭스바겐을 보유함에 따라 중저가에서 럭셔리 브랜드까지 막강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포르쉐는 폭스바겐 지분을 52% 확보해 사실상 인수가 확정된 셈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합병도 불사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자동차업체 푸조ㆍ시트로앵그룹과 이탈리아 최대 기업 피아트그룹은 합병을 통해 강점인 소형차와 디젤엔진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자체 생존이 가능한 도요타ㆍ혼다ㆍ닛산은 시장에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한 중소형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회사 다이하쓰공업과 공동으로 1대당 50만엔가량의 저가차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시장 재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 기업 지분 인수도 활발하다. 마쓰다는 포드가 보유한 회사 지분 33.4% 중 20%를 되사고 닛산은 서버러스가 가진 크라이슬러 지분 20%를 매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시장 재편은 현대ㆍ기아차에는 상당한 기회다. 현대차의 소형차 판매비중은 55%로 30~40%대인 일본 브랜드보다 높다. 특히 엔화 강세로 세계시장에서 일본차보다 가격경쟁력도 유리한 상황.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차는 지난 1970년대 소형차 붐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했고 2000년 초 R&D 투자를 늘려 친환경차 개발에 가속도를 내면서 다시 한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면서 “원자재가 하락, 소형차 붐, 원화 약세 등 외부 여건이 한국차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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