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수업 방식을 고집하며 콧대를 세워 온 미국의 `엘리트`대학들이 속속 `사이버`교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6일 보수 엘리트 대학의 대표격인 하버드대학이 오는 2004년부터 일부 석사 과정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는 등 미국의 유명 대학들이 잇따라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 대학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이들이 온라인 무대로 뛰어드는 것은 최근의 온라인 교육 수요 증대로 `규모의 경제` 실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온라인 대학 교육의 선도격인 피닉스대학의 경우 8만여명의 일반 등록학생 외에 온라인 등록생 수가 5만7,000명에 달하는 성황을 보여, 대학의 모기업인 아폴로 그룹의 주가를 지난 2000년1월에 비해 무려 500%나 끌어올린 상태. 미 원격교육심의위원회(DET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학점을 이수한 학생 수는 250만명에 달했다.
하버드 공중위생 대학의 학무처장 제임스 웨인은 온라인 교육 도입의 주요 동기가 교육기관으로서 임무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라면서도 “공공서비스의 결과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는 오는 2004년 7월 첫번째 온라인 시범 과정으로 공중위생학 석사 과정을 개설하는데 이어 9월에는 건강관리학 과정을 열 계획이다.
이들 일류대학의 일부 졸업생 사이에서는 모교가 온라인 교육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 기존의 품위와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들 `엘리트`대학의 참여가 학교 입장에서는 세계의 우수 두뇌 유치 효과를 가져올 뿐더러, 원격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결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AWSJ은 내다봤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