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턴자산운용이 LG카드 보유주식 대부분을 장내 처분했다.
14일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6일 LG카드 주식 1,291만1,321주(지분율 8.2%)를 장내매도 했다고 밝혔다. 템플턴이 판 수량은 전체 보유주식 1,607만주의 80%가 넘는다.
템플턴을 비롯한 외국인이 LG카드 주식을 내다팔면서 이 날 LG카드의 주가는 8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965원으로 마감, 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3일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불과 3개월 만에 18분의 1토막이 난것이다.
템플턴은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던 지난해 11월27일과 12월3일 두 차례에 걸쳐 주당 평균 7,666원에 1,364만주의 주식을 매입한데 이어 감자 가능성이 제기되던 12월19일 유상증자 일반공모에 참여해 243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장기투자와 가치투자를 투자철학으로 내세우는 템플턴자산운용의 투기적인 LG카드 지분매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템플턴이 LG카드의 감자 가능성을 낮게 보는 대신 매각작업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결국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템플턴의 LG카드 투자는 템플턴이 한국시장에서 실패한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템플턴은 한달사이 LG카드로 인해 663억원의 손실을 확정했고 추가로 189억원 가량의 손실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852억원의 손실이 날 경우 애초 템플턴이 LG카드에 투자한 금액 1,046억원의 81.4%를 잃게 된다.
템플턴과 함께 LG카드의 외국인 대주주인 캐피탈그룹인터내셔널도 지분 변동이 없다는 가정을 하면 현재 2,4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