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 아테네올림픽 최고 스타로 떠오른 마이클 펠프스(19.미국)가 수영 6관왕의 영예를 포기하고 우정을 택해 훈훈한 감동을 줬다.
펠프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올림픽아쿠아틱센터에서 남자 혼계영 400m에서미국팀 계영 주자로 나서지 않고 팀 동료 이안 크로커에게 금메달을 딸 기회를 양보했다.
크로커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미국팀의 세번째 주자로 나서 혼신을 다해 물살을 갈랐고 그 결과 미국은 3분30초68로 세계기록(3분31초54)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올랐다.
물론 펠프스는 자유형이 주종목은 아니지만 세계 10위권에 든다는 점에서 이날출전했다면 충분히 수영 6관왕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역대 올림픽에선 지난 72년 뮌헨올림픽 7관왕을 차지한 마크 스피츠가 최고기록이고 6관왕도 88년 서울올림픽 때 여자 수영의 크리스틴 오토(당시 동독)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체조의 비탈리 세르보(독립국가연합) 등 2명 밖에 없을 정도로대단한 기록.
게다가 동메달 2개를 따낸 펠프스는 지난 80년 구 소련의 체조선수 알렉산더 디티아틴이 세운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 기록(8개) 타이틀마저 눈앞에 뒀을 정도로 혼계영 400m도전은 펠프스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펠프스는 이미 주종목인 개인혼영 400m, 접영 100m, 200m, 계영 800m에서정상을 밟아 5관왕을 달성했고 자유형 200m, 계영 400m에서도 동메달을 챙겨 기록경신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펠프스는 "크로커에게 남자 수영 100m 접영에서 (0.04초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크로커는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계주 선수 중 하나"라며 "그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난 스탠드에서 그를 응원하겠다"며 과감히 대기록을 포기했다.
올림픽 개막 당시만 해도 펠프스는 스피츠의 기록을 넘어서겠다고 호언장담해 `건방지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펠프스는 다른 수영스타들과 달리 겸손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하고 언제나 진지한 모습을 보여 주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펠프스는 아직 스무살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량이 무르익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스피츠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