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2차협상] 민노총 "협상 저지" 총파업

한미 FTA를 반대하는 노동자, 농민단체 회원 수천명이 12일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채 집회를 열고 있다. /최흥수기자

민주노총은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저지를 주장하며 총파업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10시부터 금속노조 10만명, 공공연맹 3만명, 건설연맹 8,000명 등 전국에서 17만명의 조합원이 6시간 총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완성차의 경우 임금 협상 중인 현대차와 임단협 협상 중인 GM대우차는 이번 파업에 동참했지만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기아차와 노조지도부가 비리혐의로 구속된 쌍용차는 정상조업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파업에 현대차ㆍGM대우차 외에도 건설플랜트노조, 타워크레인기사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험노조, 두산인프라코어, 만도, 위니아만도, 타타대우상용차 등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날 파업에 분규사업장을 포함해 101개소 7만4,000명이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노동부는 이미 임단협을 벌여 분규에 나선 사업장을 포함한 순수 총파업 참가자는 72개 사업장 1만2,800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2시부터 서울역에서 4만여명의 조합원이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1월 국민총궐기 투쟁에 동참하는 한편 노무현 정권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농민ㆍ빈민ㆍ청년학생들과 함께 강력한 연대투쟁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파업 근로자들은 서울역 집회 이후 광화문에서 열린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범국민대회에 동참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노총 대표단은 한미 FTA 저지를 위해 한국 노동계와 공동투쟁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정책국장은 “미국이 진행하는 FTA 전체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FTA가 경영계, 특히 다국적 기업에만 혜택을 줄 뿐 오히려 노동기준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그트 국장은 “미국 노동계는 지금까지 FTA 협상에 대해 의회에 비준안에 상정됐을 때 투쟁을 벌여왔지만 한미 FTA의 경우 시애틀에서 열리는 3차협상에 맞춰 반대투쟁을 조직하겠다”고 강조했다. 니컬러스 앨런 승리혁신연맹(Change to Win Federation) 국제캠페인국장도 “미국 내에서는 한국에서만큼 한미 FTA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협상이 체결될 경우 의회 비준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FTA로 양국 노동자는 빈곤, 소비 양극화, 양질의 일자리 감소 등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한미 FTA가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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