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ㆍ무선 주요 통신 업체들이 상반기 가입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에만 몰두하면서 연구개발(R&D) 투자는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KT와 SK텔레콤을 제외한 상당수 업체의 R&D 비율은 1%에도 크게 못 미쳐 첨단 서비스기업이라는 이름을 무색케 했다. 16일 통신업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KT와 SKT의 매출액 대비 R&D지출 비율은 각각 2.42%와 2.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2005년, SKT는 2004년 이후 계속 감소세다. 실제 KT의 R&D 지출 비율은 지난해 말에도 2.65%로 전년(2.79%)에 비해 줄었고 SKT는 2004년 2.93%를 정점으로 2005년 2.81%, 지난해에는 2.70%로 떨어진 바 있다. 그래도 KT와 SKT는 2% 이상의 R&D투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정이 나은 편. 다른 업체들은 많아야 0.6%, 적으면 0.1%대 수준의 극히 낮은 R&D 투자율에 머무르고 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상장사 평균 R&D 비율이 2% 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KTF는 R&D비율이 2005년 0.4%에서 지난해말 0.3%로 줄어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0.2%까지 내려갔으며 LG데이콤도 2005년 0.5%에서 지난해 0.6%로 올라섰지만 올해 다시 0.5%로 추락했다. 하나로텔레콤은 2005년 0.52%에서 현재 0.16%까지 R&D 투자를 대폭 줄인 데 이어 매각을 앞두고 사실상 연구개발에 손을 놨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경우 R&D투자 절대 금액면에서도 2년 전(2005년 상반기 3,111억원)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1,446억원에 그쳤다. 반면 LG텔레콤만이 R&D투자를 0.5%에서 0.6% 늘려 유일한 증가업체로 기록됐다. R&D 투자 위축은 마케팅 비용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R&D분야에서 비용절감 압박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2조5,5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731억원)에 비해 29.6%나 증가했고 유선통신업체 역시 증가율에서 차이를 보일 뿐 확장세를 유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비용이 증가했을 때 가장 손쉽게 손댈 수 있는 것이 R&D 분야”라며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