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디자인 나눔 열린공간 마련… 중기·벤처 도우미로 나설것"



SetSectionName(); [특별인터뷰]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디자인 나눔 열린공간 마련… 중기·벤처 도우미로 나설것" 대담:우현석 문화레저부장 정리=조상인 기자 ccsi@sed.co.kr 사진=이호재 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제품을 사용하면서 기뻐할 누군가를 생각하는, 디자인은 ‘나눔’ 입니다. 이 같은 나눔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웹사이트인 ‘디자인 2.0닷컴(www.designtwopointo.com)’을 이달 초 열 예정입니다. 저는 지난 20년간 한국에서 일하면서 대기업들이 디자인에 관한 투자를 늘리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지만 중소기업ㆍ벤처기업에 대한 디자인 지원에 부족하다는 점이 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공유 개념을 접목한 소통의 장으로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이노디자인의 디자인 컨설팅을 받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위해 문턱을 낮추기로 한 것이죠. 누구든지 의뢰하라는 의미로 ‘5분간 프리컨설팅’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차세대 디자이너 발굴 사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영세(사진) 이노디자인 대표는 지난 22일 논현동 이노디자인 서울지사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만든 좋은 제품을 싸구려로 팔던 가격 경쟁 시대는 지나고 디자인이 좋은 물건을 비싸게 판매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그동안 대기업에만 치우쳤던 디자인 투자에 대한 정보와 접근을 중소ㆍ벤처기업에까지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디자인의 ‘나눔’ 개념을 강조한 김 대표는 “디자인을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해 현재는 고양시와 함께 ‘공공 자전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함께 꿈꾸고 상상하는 일을 실현하는 디자이너를 ‘이매지너(Imagine+erㆍ상상 실천자라는 뜻으로 김대표가 만든 신조어)라 불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술관에서는 순수미술보다 디자인 관련 전시가 더 많고 신간 서적을 보면 매주 4~5권씩 디자인 서적이 출간됩니다. 이 같은 디자인 열풍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대세죠. 디자인이 감성시대의 키워드가 된 것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리더십은 쇠퇴하고 전세계적으로 N제너레이션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들은 감성세대이며 디지털의 힘을 활용할 줄 아는 세대입니다. 배고픈 시절은 지났으니 이제 자신을 기쁘게 할 일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감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기술과 기능으로 만든 제품에서 이제는 나를 기분 좋게 하고 감동시키는 상품을 찾는 쪽으로 수요가 바뀌었습니다. 젊은 디지털 세대는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고 디자인의 역할은 ‘변화 창조(making change)’입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이 수요층의 변화를 읽어 그들이 원하고 그들에게 맞는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매 고객에게는 생활 속에 밀착된 문화라는 측면에서 디자인이 중요하지만 기업에는 디자인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자 ‘서바이벌 카드’인 셈입니다. 디자인이 부(富)를 창조하는 시대가 온 것이죠. -디자인에도 시대별로 실용성ㆍ혁신성 등 핵심 키워드가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현재의 디자인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복합적입니다. 실용성ㆍ편리성ㆍ기능성은 필수인데다 감성을 자극하는 창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것은 미래성장의 에너지로서 친환경과 건강이 디자인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습니다. 이번에 이노디자인이 진행하고 있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예로 들겠습니다. 고양시와 협력한 ‘공공자전거’ 프로젝트를 오는 11월 말부터 시범 운영합니다. 시에서 설치한 자전거를 시민들은 일종의 교통카드를 사용해 타고 반환하며 이용하는데 거리당 비용을 내지만 무료에 가깝게 저렴합니다. 이는 교통수단 대체로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 역할을 하고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난 2년간 이노디자인은 ‘15’라고 이름 붙은 이 공공자전거의 브랜딩부터 각종 카드시스템과 화면디자인을 맡았습니다. 15는 시속 15㎞를 의미하고 고양시 측은 시민의 15%가 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담은 것이죠. 이 같은 감성ㆍ환경ㆍ건강이라는 복합적 사회 요구를 수용한 디자인의 실천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디자인은 제품을 넘어 이용 고객의 삶의 방식까지 바꾸고 있지만 최고경영자(CEO)나 관리자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반면에 디자인의 진의가 뭔지 아는 분들은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웃음). 디자인은 코스트(cost)가 아니라 프로핏(profit)입니다. 즉 디자인은 쓰는 돈이 아니라 버는 돈이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대부분기업인들은 디자인을 비용으로 생각하죠. 디자인에 10을 투자해 100을 벌면 90의 이윤이 생깁니다. 좋은 디자인은 곧 잘 팔리는 제품을 의미합니다. 장식용이나 사치품이 아니라 보기에도 좋고 쓰기도 좋다는 의미입니다. 한번은 처음 뵙는 분이 대뜸 “밥을 사겠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내 강의를 듣고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늘려 200억원을 번 사람이더군요. -디자인 경영과 참여에 대한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해 ‘디자인 2.0닷컴’을 여는 것입니까? ▦지난 20년간 한국에 디자인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대기업 중심으로의 쏠림 현상이 있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에게서 2년째 컨설팅 약속을 못 잡고 있다는 하소연을 듣고 문턱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대기업을 위한 컨설팅에서 절반을 이뤘으면 나머지 절반은 열린 디자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디자인 운동과 확산에 나설 것입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웹사이트를 통해 문의할 수 있는 것이죠. 또 저를 롤모델로 디자이너를 열망하게 된 젊은이들도 많아졌는데 이들에게 기회를 줘보자는 것이지요. 2년 계획 끝에 출범한 이 열린 개념의 웹사이트는 온라인 세계를 디자인과 접목해 차세대 디자이너를 찾아내고 이들을 키워 필요로 하는 분야와의 연결고리를 만들 것입니다. -지난해 처음 개최돼 올 10월부터 열리는 제2회 디자인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으셨는데요, 이 행사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디자인으로 삼행시를 지어볼까요? 디, ‘디’자인이란 자, ‘자’기자신의 인, ‘인’생설계입니다. 디자인의 목표는 소중한 나 자신의 고유한 생활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누구나 디자이너라는 뜻에서 ‘아이(I)디자인’으로 테마를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월드 디자인시티(WDC) 서울의 홍보대사로서 창의적인 한국인(Korea Creative)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입니다. 한국이 가진 산업기반과 기술기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 디자인이며 여러가지 소프트 파워 중 실물경제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디자인 도시 서울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습니까. ▦서울도 아름답지만 한강은 세상에 둘도 없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입니다. 강변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한강을 중심으로 한 강남ㆍ북의 공동개발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5년에 저서 ‘이노베이터(랜덤하우스 펴냄)‘가 베스트셀러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번에는 ‘이매지너(램덤하우스 펴냄)’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다고 들었습니다. ▦디자인의 의미를 생각해봅시다. 디자이너의 참 의미는 예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미래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사람들이고 이것이 ‘이매지너’입니다. 미래의 인재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고 이를 통해 부(富)를 창출하는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고 이들을 통칭하는 것이 ‘이매지너’죠. 창의적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그들의 창의력을 돈으로 만들어낼 '터널'을 만들어주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이노베이터’ 출간 이후 바뀐 생각과 ‘창의 산업’에 대한 생각, 상상을 통한 생산은 과연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을 적었습니다. ● 그는 누구인가 MP3·휴대폰 등 디자인 제품마다 '대박' 산업디자이너 김영세는 지난 1950년 12월18일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를 거쳐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쳤다. 198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노디자인을 설립한 뒤 한국과 미국을 터전으로 전세계를 오가며 디자인 컨설팅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은 이노디자인에 제품 디자인을 의뢰한 뒤 세 차례의 대박을 터뜨렸다. 개당 20만원이던 MP3 플레이어 'IFP300'을 100만대 팔았고 20만원인 '프리즘' 모양의 'IFP 100'의 경우 70만대를 판매했다. 또 25만원짜리 목걸이 형태의 'N10'은 50만대가 팔렸다. 레인콤은 김영세가 디자인한 제품 3종만으로 줄잡아 4,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빌 게이츠는 그가 디자인한 MP3플레이어를 가리켜 "디지털시대를 이끌어갈 제품"이라고 격찬했고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그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기 위해 줄을 서는가 하면 미국 디자이너들은 그를 '디자인의 달인(Design Guru)'이라고 부른다. '가로본능'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삼성전자 애니콜의 휴대폰 시리즈, 라네즈의 슬라이딩 콤팩트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노디자인은 미국 실리콘밸리 내 본사와 서울지사, 대덕연구단지 내 스튜디오, 베이징 지사 등을 두고 있다. ◇약력 ▦1950년 서울 ▦1969년 경기고 졸업 ▦1974년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1978 년 미국 일리노이대 산업디자인과 석사 ▦1983 년 디자인 전문회사 ID포커스 설립 ▦1986년 미 국 실리콘밸리에 ㈜이노디자인 설립 ▦1991년 미국 비즈니스위크지 최고 디자이너상 수상 ▦ 1997년 ㈜이노디자인 한국지사 설립 ▦1998년 한국산업디자인상 대상 수상 ▦2000년 LG스마 트폰으로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 베스트프 로덕트’선정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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