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00도 흔들

환율은 환란후 첫 1,400원대

증시 폭락이 계속되면서 심리적 절대지지선으로 인식되던 코스피 지수 1,000선과 코스닥 지수 300선 붕괴가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88포인트(7.48%) 하락한 1,049.7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이는 하락률로는 역대 7번째, 하락폭으로는 5번째이다. 지수는 지난 2005년 7월12일(1,043.88포인트) 수준으로 돌아갔다. 오전 9시48분에는 선물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0% 이상 주가가 급락할 때 발동하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세번째 걸리며 20분간 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이 같은 증시패닉은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경기침체 우려로 5% 이상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고 파키스탄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이 로스컷(손절매)으로 추정되는 매도공세에 나서면서 하락폭이 커졌다”며 “주말 동안 추가적인 증시 안정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회복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흘째 폭등한 원ㆍ달러 환율도 가뜩이나 좋지 않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5.8원 폭등한 1,408.80원에 거래를 마치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98년6월17일 이후 10년4개월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이틀만에 88원이나 폭등했다. 장중엔 1,436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1억6,000만 달러 감소한 30억8,000만달러를 기록, 여전히 바닥권을 헤맸다. 시장참가자들은 달러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내외 주가 하락에 따른 불안 심리가 확산되며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 시장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한 때 7%대의 낙폭을 보였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2.46% 하락하는데 그쳤고 타이완 자취엔 지수는 2.7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7% 내렸다. 전일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의 급락세로 마감한데 이어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5.56% 내리며 8,519.21포인트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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