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죄 드립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7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사에서 열린'삼성의 사회공헌 확대' 기자회견에서 이학수(가운데) 구조조정본부장과 그룹 사장단이 국민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힌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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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000억 사회헌납
李회장 일가 사재등…공정법 憲訴취하·금산법 수용키로구조본 축소등 '반삼성' 여론 해소책 발표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사죄 드립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7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사에서 열린'삼성의 사회공헌 확대' 기자회견에서 이학수(가운데) 구조조정본부장과 그룹 사장단이 국민께 걱정을 끼친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힌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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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등 8,000억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하고 ‘황제식 경영’의 핵심으로 지목돼온 구조조정본부의 기능도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공정거래법 일부 조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전격 취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반삼성 정서’를 완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벌여 국민 속의 삼성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학수 삼성 부회장(구조조정본부장)은 7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삼성의 현안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은 96년 자녀들이 취득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등의 증여와 안기부 X파일 문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사회기금을 헌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회에 헌납하는 기금은 지난 2002년 조성한 4,5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에다 이 회장 일가의 사재 3,500억원을 더해 총 8,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 일가의 사재 3,500억원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이재용ㆍ부진ㆍ서현 남매의 에버랜드 지분취득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 1,300억원과 고 이윤형씨가 보유한 재산 2,200억원 등이다.
삼성은 또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제기한 공정거래법 일부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건에 대한 443억원의 증여세 부과 취소 소송 등을 전격 취하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이와 함께 그동안 경영권 방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해온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브레인으로 불렸던 구조조정본부 기능도 축소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임원인사에서 이미 인원을 150명에서 98명으로 축소했고 법무실을 계열사로 분리했다“며 “구조본에서 삼성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계열사들이 경영철학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조본이 계열사를 통제하기보다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밖에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금융 계열사의 사외이사 수를 과반수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을 운영해 사회의 목소리와 쓴 소리를 경청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사회공헌 순수자금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리고 중소기업과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입력시간 : 2006/02/07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