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일선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출이 전월 대비로는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볼 때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부진으로 전체의 84.3%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매출 변동폭은 '10% 미만 감소'가 35.9%였고 '10~30% 미만 감소'는 34.1%에 달했다. '30~50% 미만 감소'도 7.7%에 달했다. 이는 대기업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정은 비슷하다는 얘기다.
우선 기업들은 정부가 수출금융지원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도 무역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신용장 개설 등 수출과정에서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다"며 "무역금융을 포함해 수출금융지원에 보다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외판로 개척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정부가 해외시장 개척 지원책인 '코디네이터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역금융 등 정책자금 지원 확대뿐 아니라 판로개척 지원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판로개척은 개별 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판로 개척에는 신규시장 정보 제공, 해외 마케팅 지원 확대 등도 포함돼야 한다. 민관 합동의 해외 마케팅이나 정부 차원의 대규모 수출전시회 등 판로개척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또 정부가 최근 전세계 각국에서 일고 있는 신보호무역에 적극 대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 경쟁당국을 앞세워 한국 기업을 압박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여기에는 과세당국도 예의는 아니다"라며 "보이는 무역장벽보다 보이지 않은 무역장벽이 수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규제 등 최근 들어 빈번이 나타나고 있는 비무역장벽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해당 국가에 개선을 요구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처럼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는 경영계획은 물론 수출계획도 수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급격히 떨어질 경우 많은 수출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고환율이든 저환율이든 간에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환율의 변동폭이 크지 않고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현 추세로 볼 때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급격히 떨어지지 않고 완만하게 하락하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