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퓰러 사이언스 10월호] "일부일처는 뇌의 화학작용 때문"

들쥐 연구로 밝혀져 옥시토신등 특정호르몬쥐의 뇌 연구를 통해 연인들이 함께 살거나 헤어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들쥐를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무리를 지어 사는 이 동물들의 교미 행위가 일부일처제를 비롯해 사람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쥐들이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이유가 바로 뇌의 화학작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포유류의 뇌에서 생성되는데 몇몇 동물들의 경우 암컷과 수컷간, 어미와 자식간의 결속력을 높여준다. 그렇다면 들쥐의 뇌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이 이들이 평생동안 짝을 짓고 살게 하는 촉매제가 아닐까. 실제로 그랬다. 암컷 들쥐에게 옥시토신을 주입하자, 보다 수월하게 짝을 고르고 교미를 한 수컷 쥐와 함께 붙어 다녔다. 옥시토신을 맞은 동물들은 그렇지 않은 동물들보다 더 자주 핥고 끌어안는 경향이 있었다. 사람의 경우 여자가 젖을 먹일 때는 물론이고 성적으로 자극될 때에도 옥시토신 수치가 높아지고 오르가즘에 도달할 때 최고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와 비슷한 바소프레신도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서 분비되지만 수컷의 분비량이 훨씬 많다. 짝짓기를 끝낸 수컷에게 바소프레신 억제 약물을 주사했더니 수컷의 적극성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시 한 차례 바소프레신을 투여하자 수컷의 영역 방어 행동과 암컷 보호 성향이 강해졌다. 바소프레신은 사람에게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 호르몬이 사람의 경우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들쥐에게서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남녀가 성적으로 자극되면 이 호르몬은 둘의 결합을 촉진한다. 카터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은 성적 자극과 오르가즘을 느낄 때 발현되기 때문에 연인들이 서로 사랑하는 데 이 호르몬들이 중요한 생화학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인들의 사랑이 어떻게 진척되는지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졌다. 대체로 낭만적인 사랑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연인들의 뇌 안에서 돌아다니는 덕분에 온정적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애정 때문에 많은 부부들이 함께 사는 것이다. 하지만 애정과 낭만적 사랑은 서로 다른 화학적 과정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욕망이 억제되지는 않는다. 헬렌 피셔는 "문제는 사랑과 섹스가 항상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