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서울 전역 확산 조짐

집값 하락이 강남 재건축단지에서 비강남권의 일반 아파트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실시되기 때문에 세금에 부담을느낀 다주택자들이 수익성이 낮은 비강남 주택을 먼저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가구 3주택 보유자는 연말까지 집을 한채 이상 처분하면 양도소득세 중과세를피해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중과세 대상이 되면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내야하지만 일반세율은 보유기간에따라 1년 이내는 50%, 1-2년은 40%, 2년 이상은 9~36%로 훨씬 부담이 적으며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역의 집값 동반 하락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져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비강남 일반 아파트도 가격 조정 = 14일 업계에 따르면 7-8월 여름 비수기에도 시세 변동이 거의 없던 비강남권의 일반 아파트값이 최근들어 조정을 받고 있다. 낙폭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동안에는 찾아볼 수 없던 급매물이 부쩍 늘었다. 금천구 독산동 주공14단지 15평의 경우 7-8월에도 시세 하락 없이 8천만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7천만원대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신광공인 강의원 대표는 "추석 이후 작은 평수 위주로 시세보다 낮춰 내놓는 매물이 많아졌다"면서 "대부분이 양도세 중과세에 부담을 느낀 급매물로 이같은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같다"고 말했다. 성북구 상월곡동 우남아파트 경우도 강남권이 하락을 거듭한 올들어서도 가격이전혀 떨어지지 않았지만 9월 이후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일부 조정됐다. 인근 부동산씨티공인 김영태 사장은 "추석을 전후해 내년부터 세금이 늘어나는점을 의식한 급매물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시세보다 500만-1천만원 싼 물건만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남 일반 아파트값 내림세도 빨라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24평형의 경우 6월만해도 로열층 시세가 5억9천만원이었지만 8월에 5억7천만원까지 떨어진데 이어 지금은 5억3천만원 수준에서 시세를형성하고 있다. 이마저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시세보다 낮춘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된다고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 가격 조정 본격화되나 = 그동안의 집값 하락기에도 강남권을 제외한 아파트는 시세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집값 억제 정책이 주로 강남권에 집중됐다면 양도세 중과 방침은 강남, 비강남을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강남 아파트에 더 큰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내놓는 매물이 건수로는 그리 많지 않더라도 시장이얼어붙은 상황에서 `꼭 팔아야 하는' 급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정상적인 매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강남은 지금 팔더라도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돼 부담이 크기때문에 계속 보유하고 대신 수도권 및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를 먼저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전역으로 집값 하락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내년에도 밝지 않은데다 세금 증가까지 예상됨에 따라 연내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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