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메이커 신발과 옷을 사달라고 조르던 아이가 용돈을 쪼개 저금을 하고 용돈 기입장까지 작성할 정도로 달라졌어요." 주부 김명숙(38ㆍ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요즘 '어린이 경제캠프'를 다녀온 초등교 5학년인 아들 최요한(12)군의 변화에 매일 놀라고 있다.지난달 24일부터 3박4일간 경제캠프를 다녀온 후부터 매일 조금씩 받던 용돈을 계획을 세워 쓰기 위해 한달 단위로 모아서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군것질도 자제하는 등 돈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다는 것이 어머니 김씨의 설명이다.
이처럼 방학을 맞아 자녀들의 '경제캠프'에 보내거나 경제관련 책을 사주는 부모들이 크게 늘고 있다.
어려서부터 경제를 알게 해 '부자 아이'로 키워보겠다는 야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부모들은 아이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돈의 소중함을 깨닫는 자녀를 보면서 만족하고 있다.
◇어린이 경제캠프 인기
'어린이 기업가를 키운다'는 목표로 지난달 '어린이 서울경제'제호를 바꾸고 새 출발한 '어린이 경제신문'(대표 박원배ㆍwww.econoi.com)은 지난달 29일부터 8월1일까지 3박4일간 '어린이 경제기자 캠프'를 열고 있다.
'신문 만들고 경제도 쉽게 배워요'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 캠프는 8월5~8일, 12~15일에도 두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맑은 물이 넘치고 경치 좋기로 소문난 충북 단양군 방곡면 도예촌과 가곡면 산촌마을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 캠프는 참석자들이 경제전문기자가 돼 직접 신문을 창간하고 각자 역할을 맡아 만든 신문을 '어린이 경제신문'에서 특집판으로 발행한다.
캠프를 보낼 때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인 각종 안전사고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 어린이 10명당 1.5명의 대학생과 관리자가 따라다니고, 단양군이 긴급 의료 지원도 해준다.
게다가 신문인쇄 견학, CF광고 만들기, 경제 퀴즈 올림픽, 합동 기자회견, 르포 기사 쓰기, 캠프 파이어 등의 프로그램도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끼며 경제를 배울 수 있게 짜여져 있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박원대 어린이경제신문 대표는 "오늘날 히딩크를 있게 만든 것은 네델란드가 어릴 때부터 체험위주의 경제 활동을 하며 특히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도록 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부모들이 느끼면서 경제기자 캠프에 참가를 희망하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어린이 경제도서도 판매 호조
어린이 경제교육 붐에 힘입어 어린이들에게 경제마인드와 용돈관리, 리더십 등을 키워주는 경제관련 도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는 '10원으로 배우는 경제이야기' '머리가 뻥 뚫리는 경제' '어린이 경제백과'등의 도서류와 '부자를 꿈꾸는 장똘이1' '어린이 경제의 세계로 풍덩' 등 만화류를 비롯해 도서형식을 띤 용돈기입장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어린이 경제 관련도서는 경제에 대한 기초 개념 등을 일깨워주는 내용으로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구성돼 있으며 종류는 현재 약 25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에 선보인 '열두살에 부자가된 키라'(보도새퍼 지음, 을파소 출판)는 출시 이래 어린이도서 베스트셀러에서 줄곧 선두권을 지키며 지난달까지 15만여권이 팔려 나갔다.
올해 초 출시된 '유대인들은 왜 부자가 되었나'(문공사 펴냄)도 매달 3,000여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는가 하면 '부자나라의 부자아이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아이'(아이세움 펴냄)도 매달 2,000~3,000부씩 팔려나가는 등 아동도서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황현숙 아이세움 아동출판 편집팀장은 "부모들이 경제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경제란 아이템을 특화한 아동 도서들이 전통적인 문학이나 동화 못지 않게 잘 팔려나가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경제관련 아동도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