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김경준씨 한국송환 승인
정치권, 대선전 귀국여부에 촉각한나라 "언제오든 떳떳"… 일부 역공 주장도신당 "네거티브 공방 확산될수록 유리" 반겨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 김경준씨의 대선전 귀국문제가 대선정국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있다.
김씨가 미국에서 귀국하면 BBK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재개되고 연루의혹을 사고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그 진위여부를 떠나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다.
19일 한나라당은 미국 법원이 김씨의 한국 송환을 승인한 것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담담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눈치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귀국 하든지 말든지, 언제 귀국을 하든지 한나라당은 떳떳하다"며 "김경준이 귀국한다고 해도 아무 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선 BBK 불똥이 어디로 튈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BBK의 실질 소유자라는 김씨의 진술은 미국 법원에서조차 기각됐을 정도로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진실을 왜곡해 언론의 이슈로 삼으려는 범여권의 정치공작인데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으로선 일일이 해명을 해야 하는 불리한 지형에 서게 된다"고 고민을 털어 놨다.
한나라당 내에선 BBK문제로 수세에 설 것이 아니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맞대응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 후보 처남 민준기씨의 일부 코스닥 등록기업 주가조작 연루의혹 등을 제기하며 맞불작전에 나서고 있다. 또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범여권이 김씨를 대선용 카드로 이용하려 한다고 보고 정 후보의 최측근 인사가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대통합신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역공을 오히려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양측간 네거티브 공방이 확산될수록 판세는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측이 자신의 처남과 부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국감에 함께 나가자"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이 후보 관련 의혹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BBK 사건은
김경준 전 BBK 대표가 미국계 펀드 명의로 중소금융회사인 광은창업투자를 인수,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름을 바꾼 뒤 외국투자자의 인수합병설을 퍼뜨려 주가를 조작한 사건. 미국으로 도주한 김씨는 380여억원의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친분이 있던 미국의 한인 변호사 에리카 김씨의 동생이다. 두 사람은 2000년 공동투자형태로 온라인금융사인 LK이뱅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이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였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10/19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