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부족한 보증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출연금을 유치, 이를 담보로 해서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보증기법을 도입했다.
신보는 우선 SK텔레콤에서 20억원을 출연받아 SK텔레콤 협력업체에 대한 대출보증을 서주기로 결정하고 재정경제부 등 당국과 협의 중이다. 신보는 앞으로 삼성ㆍ현대ㆍLG 등 다른 대기업을 대상으로도 보증재원 출연을 유도해 기업의 출연비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규복(사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족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대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SK텔레콤으로부터 20억원을 출연받는 방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법상 신보는 정부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의 출연금도 유치할 수 있다”며 “다만 기업 출연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손비처리에 대한 법인세법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해 재경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법에 따르면 신보의 출연금은 정부, 금융기관, 그리고 기업들의 자금으로 이뤄지도록 돼 있다. 정부의 출연금은 중소기업청의 요청으로 기획예산처가 배정하며 금융기관들은 기업 대출금의 월 평잔액의 1,000분의3을 보증재원으로 출연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올해로 29년을 맞는 신보 역사상 기업의 출연금을 받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SK텔레콤의 자금(20억원)을 출연받게 되면 신보는 SK텔레콤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에 자금을 활용한다. 신보가 보증재원의 13배 정도를 적정 보증규모로 잡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은 250억~26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SK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대출 금융기관으로서 매개역할을 하게 된다.
김 이사장은 “대기업은 협력업체를 지원하고 신보는 부족한 보증재원을 마련하는 상생협력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신보의 보증을 기반으로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늘리는 윈윈할 수 있는 제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방안은 SK텔레콤 측에서 먼저 제안했으며 신보는 앞으로 SK텔레콤 이외의 대기업 출연을 유도하기 위해 상시적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신보는 이날 재정자립을 통한 제2창업 기반 구축이라는 중장기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6%에 이르는 보증사고율을 오는 2008년까지 4%로 줄이고 2010년까지 현재의 30조원 보증공급을 25조원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또 고비용ㆍ저효율 요인을 과감하게 제거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사장 직속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혁신전략실을 신설하고 성과평가부ㆍ상품개발실ㆍ산업분석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본부의 영업기능을 영업본부로 일원화하고 지역본부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에 따른 보증수수료 수입의 차등화 등 공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상업성을 적절히 조화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