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투 매각협상 결렬] 증권가·현대3社 반응

"이미 예상" 큰 동요없어대우車·하이닉스협상엔 불똥튈까 촉각 '행여나 했더니 역시나' AIG컨소시움과 정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발표에 증권가는 맥이 풀린 분위기나 예상했다는듯이 별로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선 주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협상결렬이라는 악재가 나왔지만 다소 영향을 받았을 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다. 물론 전일 미국시장이 강세를 보여 이날 협상결렬이라는 악재만 없었다면 국내시장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었지만 어차피 조정을 받고 지나야하는만큼 일부에서는 "오히려 더 잘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증권주는 일시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협상의 핵인 현대증권은 12%나 남짓 하락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전문가들은 AIG와의 협상결렬이 '5대 구조조정' 지연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부정적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특히 GM과 벌이고 있는 대우차매각협상,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반도체의 제휴협상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그러나 협상결렬이 주식시장에 장기적인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처럼 정부주도의 협상결렬이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시장을 수렁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기업구조조정에 일단 사이드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만 일시적인 악재에 불과하다"고 진단하며 "증권주들이 다소 영향을 받으며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하락추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협상결렬을 확대해석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개별기업의 매각결렬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처럼 크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번 AIG협상 결렬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물론 이날 CSFB증권 창구를 통해 현대증권의 매도주문이 쏟아지긴 했지만 개별기업의 악재에 대한 반응이지 시장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이사는 "애당초 외국인들은 AIG컨소시엄의 현대금융 3사 인수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었다"며 "외국인들의 관심은 구조조정시스템상의 문제보다는 현대투신에 정부가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상결렬의 당사자인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은 고객의 동요를 막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모습이다. 정부가 제3자와 매각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다소 안도하고 있긴 하지만 혹시 있을 지도 모를 자금인출사태를 우려하는 눈치다. 홍완순 현대증권 사장은 "협상 결렬로 주가가 하락한 것 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904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이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대목이다. 현대증권측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예금 5,500억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투신증권도 이날 오후 "AIG가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이지 매각자체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일단 3자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수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