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고객 눈높이 경영] <중> 고객만족 한계는 없다

체험형 매장 늘려 "더 즐겁게… 더 가깝게"



통신사업자들 간 경쟁이 ‘마지막 1마일(the Last 1 Mile)’에서 ‘첫 번째 1마일(the First 1 Mile)’로 변신하고 있다. ‘마지막 1마일’이란 통신사업자들이 통신서비스의 특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사업자에서 가입자로 이어지는 통신 네트워크 중 소비자에게 이르는 마지막 단계에서야 서비스의 장단점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마지막 1마일이라는 표현은 철저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 어디까지나 통신 소비자들은 서비스를 수동적으로 이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1마일에서 첫 번째 1마일로의 전환은 발상의 전환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의 같은 구간을 지칭하는 표현이지만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사업자에 연결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신사업자들은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는 등 고객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고객과 만나는 마지막 단계가 언제나 고객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가입과 요금만 받는 고객센터는 그만=고객센터나 대리점은 단순히 휴대폰을 사거나 요금을 납부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서비스는 물론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장소인 만큼 다양한 서비스 체험 기회를 부여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SK텔레콤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주요 거점지역의 대리점을 단순한 판매매장이 아닌 서비스 체험공간으로 개편하기 시작했다. T월드로 이름 붙여진 고객체험형 매장은 기존 대리점 역할뿐 아니라 SK텔레콤의 다양한 서비스 체험과 휴식을 비롯해 각종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KTF의 고객센터인 멤버스 프라자에 방문한 고객은 상담이나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전광판의 번호를 지켜보면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번호표와 함께 호출기를 받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PC나 체험을 위해 마련된 최신 휴대폰을 이용하다가 호출기의 진동이 울리면 서비스를 받으러 가면 된다. KTF는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사탕이나 물ㆍ음료수ㆍ신문 등을 제공하는 케이터링(Catering) 서비스도 멤버스 프라자에서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월 청량리에 처음 문을 연 LG텔레콤의 ‘폰앤펀’은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다. 폰앤펀 매장에서는 벨소리를 내려받거나 통화 연결음을 설정할 수도 있다. 특히 모바일 자키로 불리는 전문 요원들이 고객의 실제 사용습관에 맞춰 요금제와 각종 부가서비스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LG텔레콤은 최근 지하철역에 미니 펀앤펀 매장을 열고 고객과의 만남의 공간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민원 처리기간 단축은 기본=고객들이 통신 관련 민원을 처리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함 중 하나는 처리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상담원과의 연결을 위해 장시간 기다리는 것은 물론 열심히 설명해주면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다며 상부에 보고를 하고 처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기 일쑤다. 이통사들은 이러한 고객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민원 처리시간을 줄이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는 것은 물론 고객이 방문하는 것이 아닌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센터에 전화로 상담한 후 일주일 내에 다시 상담을 하거나 추가적인 문의를 요청하는 고객에게는 바로 전 상담원과 연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업무를 볼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특히 전화상담을 위해 수차례 자동응답 버튼을 누리고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자동응답 체계를 대폭 개선했다. 특히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은 고객들은 전용 특별번호를 운영해 고객의 불만을 책임지고 처리하는 고객보상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상담원에게 재량권을 확대해 민원 처리기간을 크게 단축할 계획이다. KTF는 굿타임 서비스라는 특화된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분실이나 파손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최대 1년간 무상으로 휴대폰을 빌려준다. 고장난 휴대폰을 수리하기 위해 제조사의 AS센터를 찾아가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접수대행도 하고 있으며 최대 8만원까지 수리비도 지원해준다. LG텔레콤은 아예 찾아가는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LG텔레콤이 운영하는 ‘엔젤 서비스’는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났을 때 LG텔레콤 직원이 직접 찾아와 고장난 휴대폰을 받아가고 임대폰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수거부터 배달까지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처럼 찾아오는 고객을 기다리는 서비스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며 “고객이 매장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만들고 필요에 따라서는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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