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재생시대 온다<중>
심근세포는 한번 죽으면 재생이 안된다. 따라서 죽은 세포가 많아질수록 온몸에 피를 공급해야 하는 다른 심근세포가 무리하게 되고, 심하면 심장마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 몇 년동안 심근세포가 괴사한 부위에 환자의 골수 간(幹)세포 등에서 추출한 젊고 싱싱한 심근모세포를 이식, 심장마비를 예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대 현안은 어떤 간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심근세포로 분화하는지를 알아내는 것. 이 비밀만 알아낸다면 심장은 물론 간장 등 각종 장기나 신경ㆍ뼈ㆍ치아 등을 재생, 숱한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원하고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부광약품에서 투자한 바이오 벤처 안트로젠이다. 최근 미국 보스턴연구소(소장 이익환ㆍ李益煥 박사)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 회사는 심근세포로 분화될 골수간세포에 '작전 개시'명령을 내리는 조절유전자(hCsx Enhancer) 등을 활용, 손상된 심장부위에 주입할 심근모세포를 분리ㆍ배양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안트로젠은 미국 하버드 의대 산하 종합병원인 베쓰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측이 갖고 있던 심근세포 조절유전자 관련 특허를 지난 7월 사들여 경쟁업체를 따돌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BIDMC 심혈관연구팀에서 hCsx Enhancer 발견을 주도했던 이 소장은 "심근세포 분화조절유전자 관련 물질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골수세포에서 심근모세포를 분리ㆍ추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골수간세포 1억개 중 심근세포로 분화하는 간세포는 1개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간세포를 찾아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또 찾아낸다고 해도 심근세포로 분화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는데 상당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소는 그래서 유전자조작과 약물내성을 이용, 골수간세포가 심근세포로 분화하는 초기단계의 세포(심근모세포)를 분리하고 대량으로 배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박사는 "예를 들어 사람의 심근세포 조절유전자(hCsx enhancer)와 네오마이신 내성유전자를 붙여 유전형질을 변환한, 즉 유전자 조작한 쥐의 골수세포에 네오마이신을 집어넣으면 이 약물에 내성을 가진 세포만 살아 남는다"며 "이것이 심근모세포다"고 설명했다.
안트로젠 이성구(李聖求) 사장은 "유전자 조작된 쥐 실험을 통해 사람의 골수세포에서 심근세포로 분화될 간세포ㆍ모세포를 분리, 양산할 수 있는 조건들을 찾아낼 단서가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해 골수세포에서 심근세포로 분화될 간세포 후보군을 추려내면서 예비 심근세포만 잘 자랄 수 있는 성장인자(Growth Factor)와 배양조건을 맞춰주면 상업성 있는 심근모세포 양산기술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골수에서 뼈로 분화되는 간세포를 찾는 연구에 참여했거나, 심근세포로 분화할 골수간세포를 찾아낼 확률을 1,000배나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연구원도 이 같은 목표 달성에 중요한 자산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보스턴연구소가 쥐의 골수간세포에서 심근모세포 분리에 성공하는 대로 세계적 제약업체 등과 전략적 제휴, 임상시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적절한 비즈니스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임웅재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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