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업계 양보없는 대결

"차세대 DVD 표준기술 잡아라" 세계 전자업계가 기존 DVD를 대체할 차세대 광디스크 기술표준을 놓고 일전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은 24일 소니ㆍ마쓰시타ㆍ삼성전자 등 9개 업체 연합인 `블루레이`가 지난 2월 표준을 발표한 데 이어 도시바ㆍNEC 연합이 이와는 다른 새로운 표준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한판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다고 보도했다. 차세대 광디스크는 기존 DVD 제품보다 저장능력이 4배 이상 뛰어난 미래 상품. 실제 차세대 광디스크는 일반 영화 13시간이나 고화질 텔레비전(HDTV)의 영상 2시간 가량을 저장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내년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광디스크 레코더 시장은 일본에서만 2010년 3~4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루레이의 사양과 비교, 도시바ㆍNEC 측 표준이 갖고 있는 강점으로 전문가들은 제조원가가 낮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제조 공정이 기존 DVD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게 끔 만들어져 새로운 설비를 건설해야 하는 소니 진영보다 제작비용이 적다는 것. 이와 함께 기존 DVD 규격과 호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흠집이 덜 나고 보호용 카트리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용량은 소니 진영의 제품이 50기가바이트(GB)를 저장할 수 있는 반면 도시바ㆍNEC 제품의 저장용량은 40기가바이트로 적다. 한편 양측 모두 데이터를 판독하기 위해 기존 적색 레이저보다 파장이 더 짧은 청색 레이저를 사용한다. 도시바ㆍNEC는 8월 말 이 같은 기술표준을 발표할 예정이며 내년 개인컴퓨터(PC)용 디스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어 2004년에는 대당 20만~30만엔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레코더 단독제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신문은 블루레이에 포함되지 않은 상당 수 전자 업체들이 도시바ㆍNEC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양 진영은 자신의 표준이 국제적 규격이 되도록 하기 위한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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