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은 기업소득세법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86억위안(약 1조522억원)의 소득세를 더 물어야 한다. 외자기업의 소득세 부담은 매년 2%포인트씩 높아져 오는 2012년에는 매년 430억위안씩 추가 소득세를 꼬박꼬박 물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한국 기업들은 당장 늘어난 세금 중압 속에 중국자본과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할 전망이다. 진런칭(金人慶) 중국 재정부장은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내자기업과 외자기업의 소득세율을 25%로 단일화하는 기업소득세법을 2008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외자기업의 경우 세율이 매년 2%포인트씩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의 소득세 추가부담은 내년 86억위안으로 늘고 2009년에 172억위안, 2010년에는 258억위안씩 늘었다가 기업소득세법 시행 5년 뒤인 2012년부터는 매년 430위안 가량의 추가 법인세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중국 내자 기업들은 내년부터 당장 1.6%포인트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1,340억위안의 세금절감 효과를 보면서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2012년 현행 33%보다 8%포인트 낮아진 25%의 세율을 적용받아 6,700억위안의 절세효과를 보게 된다. 이처럼 내년 기업소득세법 시행으로 외자기업의 세 부담이 늘고 중국기업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 외자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중국에 대한 외자유치도 위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진 부장은 “세율조정이 5년간의 과도기간을 통해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외자기업들에 큰 부담을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중국으로의 외자유입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내 외자기업은 59만4,000개사로 이들이 납부한 세금은 지난해 7,950억위안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체 세수 3조7,600억위안의 21.12%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중 기업소득세는 전체 세수의 4% 정도인 1,534억위안에 이르고 있다. 한편 전인대는 이날도 전체회의를 통해 기업소득세법 초안 심의를 계속했으며 이 법안은 16일 전인대 전체회의 표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