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넷 세상을 만들자] 병들어 가는 인터넷
해킹…바이러스…음란 스팸메일… '인터넷 강국' 무색하다상반기 해킹신고 1만·바이러스 7만여건 대상도 일반사이트서 국가기관까지 확산
아예 컴퓨터를 꺼라?
정보보호 진단·스팸차단SW 의무화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자랑하는 ‘통신강국’ 한국이 해킹과 바이러스, 스팸메일로 울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해커가 국내 공공기관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국회 등 주요기관 사이트를 공격한 사례까지 발생해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드는 등 정보침해 사례가 다양화ㆍ조직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들에게도 각종 음란ㆍ사행성 사이트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가하면 매일 수 십통씩 쏟아지는 스팸메일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인터넷 강국으로 가는 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경제신문은 창간을 맞아 ‘인터넷을 깨끗이’라는 주제로 건강하고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정부와 KT, 하나로통신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자구 노력과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대안을 3부에 걸쳐 조명한다.
◇해킹ㆍ바이러스로 인터넷 강국 ‘무색’=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A)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해킹 신고건수는 모두 1만2,477건에 달했다. 일반 사이트를 비롯해 기업체 그리고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매달 2,000여건의 해킹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해킹신고의 경우 지난 2001년 5,000여건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3년만에 무려 5배 가량이 폭증한 셈이다. 하지만 신고 접수된 이외에 실제로 행해지는 해킹 건수는 수 배에 달할 것이라는게 KISA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중국 해커(紅客)의 정부사이트 ‘유린’은 국내 정보보안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사건이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0건 미만이었던 중국발 해킹시도는 올 상반기에만 1만건이 넘어설 정도로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주요 공격 대상 또한 일반 사이트들에서 국방연구원이나 원자력연구소 등 국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까지 확산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해킹 등의 정보침해가 점차 기승을 부리면서 이달부터는 KT와 하나로통신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우 해킹등 정보침해를 당했을때는 의무적으로 관련 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해킹과 함께 바이러스 출몰 또한 급격히 늘고 있어 사용자들을 매번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국내에 신고된 바이러스 신고건수는 이미 상반기에만 7만2,000여건에 달해 올해는 처음으로 한해 동안 신고접수 건수가 1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한 해 8만5,000여건에 비해 2배 이상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기관을 해킹했을 경우 최고 25년형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 마련에 돌입하는 한편 올해 안에 정보보호를 위한 종합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국내 ISP업체들의 경우도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안심 인터넷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해 1ㆍ25 인터넷 대란을 기점으로 네트워크 생존성 확보와 사이버테러대책반 가동 및 보안컨설팅 등에 지난해 500억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20% 가량 늘린 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보안비용’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스팸메일ㆍ음란사이트 ‘범람’=해킹과 함께 스팸이나 무분별한 음란사이트들도 건전한 인터넷 환경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전문 리서치업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초등학생들의 35%는 매일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자의 27%가 스팸메일 등을 통해 불법 음란사이트에 접속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중생들의 경우 무려 47%가 스팸메일을 통해 처음으로 불법 성인물을 접한 것으로 조사돼 스팸메일의 폐해가 점차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정보통신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네티즌은 매일 8.9통(지난 5월기준)의 스팸메일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상반기에 불법스팸 신고건수는 모두 20만4,000건에 달해 지난해 26만건에 이미 도달했다.
특히 최근 스팸들의 경향을 보면 제목이 영문으로 된 외국스팸들이 20%가량으로 늘어났으며 휴대폰 문자 및 음성메시지 스팸이 지난해 3만6,000건에서 올해는 이미 지난 5월 5만7,000건이 접수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등 스팸메일에 이어 또 다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정통부는 이 가운데 420여개 업체에 대해 과태료나 시정 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고 올해부터는 불법적인 스팸을 鈒徘求?업체에 대한 과태료를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크게 올리는 등 ‘스팸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효성은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정부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스팸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무작위적으로 뿌려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해킹과 스팸문제는 단지 한 국가가 해결하기보다는 국제적 논의와 공조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8-0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