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 매출의 비중이 일부 생명보험사에서 최고 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기존 영업조직이 무너지고 은행권에 영업이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영업이 시작된 지 2개월 여에 불과하지만 일부 중소형사는 은행을 통해 파는 신계약 매출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생명은 9월과 10월 평균 초회 보험료 규모가 957억원으로, 이중 95%인 913억원이 방카슈랑스 채널로 들어온 일시납 보험료로 집계됐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일시납(보험료를 한꺼번에 납입하는 방식) 상품을 집중적으로 팔아 전체 신규 매출에서 방카슈랑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역시 지난 10월 방카슈랑스 영업으로 43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 설계사, 텔레마케팅을 포함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흥국생명의 경우 최근 초회 보험료 실적 50억여원 가운데 20억원을 방카슈랑스 영업을 통해 거둬 들여 신계약의 40%에 달했다.
이처럼 중소형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영업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영업조직의 급속한 위축과 은행의 종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상품 개발 단계에서도 은행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판매수수료 역시 다른 대형사보다 높게 지급할 수 밖에 없다”며 “은행 의존도가 이처럼 높아지면 소비자들에게도 유리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