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1·23 연평도 도발] 채권시장


채권시장도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의지 표명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강세로 전환했다. 주식시장이 오전부터 급속도로 안정된 것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인식에 우호적으로 작용을 했던 셈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3.34%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수익률도 0.08% 하락한 4.48%에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당초 대규모 매도 가능성이 점쳐졌던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오전 장 시작과 함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43%로 상승하는 등 불안 심리를 보였지만 정부가 강력히 시장개입 의사를 피력하면서 외국인들도 본격적인 매수대열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을 뒤이어 오후 들어 보험과 투신에서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 채권시장이 초강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전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금리급등시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채권시장을 강세로 이끌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고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질 경우 이는 채권시장으로서는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면서 “연평도 포격 사건이 확산되지 않는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리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1회성 이벤트로 점차 굳어져 가면서 외국인들도 매수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4시현재 2,250억원을 사들였다. 국고채 1,130억원, 통안증권 1,120억원 등 매물을 고르게 걷어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특히 국내 기관 가운데 투신과 보험에서 각각 2,110억원, 1,79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강세를 뒷받침했다. 앞서 며칠간 매수를 머뭇거리던 외국인들이 북한의 도발을 계기로 오히려 적극 매수로 돌아선 셈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22일 350억원 순매도, 23일 6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었다. 전일 시장금리가 급등한 상황을 매수기회로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최근 악화되고 있는 유럽의 재정문제와 중국의 긴축정책이 되레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잔액은 81조2,171억원으로 연일 사상 최대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해외자본 과세 추진 등 규제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달들어서만 2조1,935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금융안정책과 주식ㆍ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을 게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북한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도 있었고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것도 장기물 위주의 외국인의 매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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