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과세표준이 `시가반영체제`로 전환되면 서울 강남 고가아파트는 지금보다 세금이 5~7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동안 주택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재산세가 부과되던 서울 강남의 재건축 대상 소형아파트는 10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종합토지세 과표도 오르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이처럼 보유세가 늘어나면 아파트를 사고파는데 드는 취득세와 등록세도 그만큼 오르게 된다. 그러나 시가반영체제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만 해당되고 단독주택은 종전방식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세금증가폭은 적으며, 지방이나 서울 강북지역의 아파트는 세금이 줄어드는 경우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과 강북ㆍ지방간 보유세 불평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이다. ◇서울 강남 고가아파트 재산세 5~7배 늘어=서울 강남 주상복합아파트와 재건축대상 아파트ㆍ고가아파트는 직격탄을 맞는다. 서울 강남 대치동 미도아파트 41평형의 경우 올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가 각각 12만6,000원, 7만2,000원 등 모두 19만8,000원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재산세가 92만6,000원으로 무려 635% 증가하고 종합토지세도 12만3,000원으로 2배 가량 오른다. 결국 이 아파트의 재산세는 1년전에 비해 430%(85만1,000원)가 늘어난다. 송파구 올림픽 선수촌아파트 44평의 경우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등 보유세가 51만4,000원에서 168만8,000원으로 225% 늘어난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재산세 부담이 소형 아파트는 2배가량 늘고, 대형 고가아파트는 5~7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종합토지세 과표도 오르기 때문에 보유세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ㆍ지방 일부 지역은 줄어=공동주택 과표가 시가반영체제로 바뀌었다고 해서 모든 지역의 재산세가 다 느는 것만은 아니다. 아파트 평수는 넓지만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종전보다 세금은 줄 수도 있다. 행자부는 세금이 줄거나 같게 되는 공동주택은 전체 26.3%(183만건)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시가 6억원짜리 서울 도봉구 77평형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가 149만5,000원으로, 이는 같은 가격대의 강남30평형대 아파트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108만7,000원으로 27%나 적게 낸다. 이 같은 세부담은 강남 송파구 올림픽 선수촌아파트 44평형과 같은 수준이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 44평 가격이 도봉구 77평 아파트의 2배인 것을 감안하면 형평성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시가가 낮은 지방의 소형 아파트도 세금도 줄 전망이다. 광주광역시 서구에 있는 34평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가 4만원이었으나 내년에는 3만5,000원으로 5,000원이 준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