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예술의전당의 방만 운영

기관의 명칭에 걸맞게 순수해야 할 ‘예술의전당’이 운영비의 일부를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처지임에도 운영을 방만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국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국정감사 업무를 방해함은 물론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 받자 궤변의 소명 자료를 돌리고 자체 노조가 성토하는 현상을 납세자의 자격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의전당은 수익사업특별회계 손익계산서상 지난 2005년에 14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2006년에도 24억6,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났다. 예술의전당은 국고보조를 받고도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연봉을 사장은 2005년에 비해 11.7%, 1급(국장)은 13.5%, 2급(국장, 팀장)은 16%, 3급(팀장)은 12.3% 인상했고,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예비비로 성과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지적을 받자 예술의전당은 본질적인 문제는 도외시한 채 예비비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기획예산처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것이고, 수입목표를 95% 이상 달성함에 따라 예비비에 편성된 성과급의 50%를 문화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집행한 것 이라고 당당히 주장했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난 데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한 상황에서 2006년 수입목표 324억원 중 국고보조금과 전기이월금이 30.5%(98억9,000만원)를 차지하고 수입실적 319억5,000만원 중에도 국고보조금과 전기이월금이 31%(98억9,000만원)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수입목표를 95% 이상 달성했다고 해서 성과 상여금을 지급할 대상이 된다면 기예처와 문화부의 관리 책임 또한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업무추진비가 3억7,000만원이나 되고 정부 방침으로 2004년부터 건당 50만원 이상 업무추진비는 주된 상대방의 소속·성명을 증빙서류에 기재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부터 2005년 사이에 업무추진비 36건에 대해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2004년 7월부터 2006년 3월 사이에 업무추진비 11건을 직원끼리 노래방에서 사용했다. 자체 회계규정에 수의계약은 예정가격 5,000만원 이하 공사, 3,000만원 이하 제조ㆍ구매ㆍ용역, 그 밖에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하도록 돼 있음에도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이에 해당되지 않는 14건을 임의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 했다. 또한 예정가격 3억원 이상 공사, 1억원 이상 제조, 5,000만원 이상 용역ㆍ물품 구매 입찰은 신문공고를 하도록 돼 있음에도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6건에 대해 이를 위반했다. 2006년 총예산집행액 284억9,000만원 중 순수 예술사업비(음악당, 오페라하우스 공연, 전시행사)는 48억7,000만원으로 17.1%에 불과하고 강좌사업비ㆍ부대사업비가 38억8,000만원으로 13.6%, 인건비ㆍ관리운영비ㆍ경상사무비ㆍ시설유지보수비ㆍ예비비 등이 197억4,000만원으로 69.3%를 차지해 ‘예술의전당’이라는 명칭이 무색하다. 더욱이 예술의전당은 2005년 6월부터 약3개월간 공연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총투자액 90억원에 대한 납입지분 비율로 이익금을 배당하도록 약정했다. 그런데 2005년 11월 문화부 감사팀이 공동투자금 집행ㆍ관리 관련 계좌를 통해 납입지분금 납부내역을 확인한 결과 예술의전당은 약정액보다 오히려 1억4,000만원 많은 19억4,000만원을 납부했음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의전당은 이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은 채 공연 제작을 완료했고, 공연 개시 1주일 이후부터 공연 입장료 수입을 정산ㆍ배분했으며, 이익금 배당 실적 또한 약정 비율과 다른 것은 물론 예술의전당이 납입지분금을 초과 납부한 것을 고려한 배당비율과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예술의전당은 2006년 1월13일 문화부로부터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3명을 인사 자료로 활용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그 중 2명만 2006년 1월19일 정기 인사 때 총 전보 발령자 19명에 묻어서 전보 발령하는 미봉책으로 끝냈다. 이러한 결과 예술의전당은 공공기관혁신평가단으로부터 2006년 경영혁신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예술의전당이 진정한 예술인들과 서민 관객을 위한 공간으로 환골탈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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