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실상 중국의 첫번째 국가 프로젝트인 동탄의 실현 여부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동탄 친환경 신도시 내 생태공간 조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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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물길에는 수상택시가 띄워지고 차로에는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자·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통행만 허용돼 내연기관 자동차가 사라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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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올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중국에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오염을 정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은 상하이 외곽의 충밍 섬에 건설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계획형 환경신도시 '동탄(Dongtan)'을 통해 이를 입증하려 하고 있다.
■ 지구촌의 CO2 '생산기지' 중국
지난 4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9년이나 2010년께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CO2) 배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은 이미 그 예측을 실현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곳 중 7곳을 품고 있는 세계 최고의 오염 국가로 전락한 것.
중국은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그에 상응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연간 전력수요 증가분만 노르웨이의 1년 전력사용량에 맞먹는 102기가와트에 달할 정도다.
문제는 중국이 증가된 에너지 수요량의 대부분을 석탄연료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에선 석탄연료로 가동되는 화력발전소가 매주 3기씩 건설되고 있는데, 현존 연료 중 석탄만큼 환경에 해로운 것은 없다.
공기 중에 뿜어진 오염물질들이 주변 국가들의 환경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이 먼지구름이 아니라 온실가스다.
수많은 석탄 화력발전소로 인해 2004년 현재 중국의 CO2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18%를 점유하는 등 중국이 지구촌의 CO2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 '동탄 환경도시 프로젝트' 본격 시동
중국도 최근 들어 이 같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해법을 찾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도 영국 아럽(Arup)사 주도로 상하이 외곽의 충밍 섬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의 계획형 환경신도시 '동탄'은 이를 실현할 첫 번째 국책 프로젝트다.
건설 부지는 총 2,600만평 규모로 오는 2050년까지 50만명이 이곳에 새 터전을 갖게 된다. 우선 2010년까지 200만평의 부지에 8만여명을 위한 3개 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각 마을은 물길과 차로, 자전거 도로, 보행로 등으로 구성되며 물길에는 수상택시가 띄워진다. 특히 이곳에서는 단 1대의 내연기관 자동차도 운행이 허용되지 않는다. 오직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만이 도로를 달릴 수 있다.
하수는 완벽히 정화, 재활용되며 가로등을 켜는 전력도 100% 태양열로 충당된다. 이외의 필요전력 대부분은 화력발전소가 책임지지만 연료는 석탄이 아니다. 매년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는 농업 부산물인 쌀겨를 태워 전력을 생산한다. 소음도, 오염물질 배출도 전혀 없는 환상의 도시가 탄생하는 것.
■ 환경오염 주범 악명에서 친환경 국가 변신 성공할까
동탄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완결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은 동탄이 전 세계에 친환경 도시의 표준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도시의 환경을 눈에 띄게 개선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산시(山西)성의 수도인 린펀(臨汾)이 바로 그곳. 린펀은 중국 최대의 석탄 생산지로 과거 엄청난 석탄 분진에 의해 마스크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던 이 곳의 공기가 최근 깨끗해지고 있다. 중국 환경부는 도시정화의 첫 단계로 석탄 트럭의 시내 통행을 금지시키고 난방 시스템을 석탄보일러에서 가스난방으로 모두 교체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환경유해 공장들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 정부 시책을 따르지 않는 공장에는 강력한 철퇴가 날아갔다. 전기공급이 중단됐으며, 공장을 왕래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차단됐다. 심지어 은행예금을 동결, 운영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했다.
환경전문가들은 중국이 웬만한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했던 린펀의 환경을 이처럼 단시간 내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중국의 권위주의적 방식이 적어도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더없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