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급상승 불구 한달후에나 제품값 반영 건설업체 등 "더 오르기전에 사자" 가수요 몰려
입력 2006.05.07 15:58:39수정
2006.05.07 15:58:39
“동 파이프 좀 더 많이 구매할 수 없을까요?”
지난 2003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동 가격에도 불구하고 동 압연재 등 동 완제품의 가수요 현상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6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동압연재와 동관 등을 생산하는 풍산은 전기전자 업체들과 건설업체들로부터 수요가 폭주하고 있다. 이는 풍산이 원재료인 전기동을 현 국제시세로 구입하는 가운데 완제품 판매 가격을 한달 전 평균가로 책정하는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차액을 1~2달 늦춰서 적용시키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수요처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가수요마저 발생하는 양상이다.
실제 이 회사는 5월 원재료인 전기동에 대해 지난 달 대비 118만5,000원이 오른 661만7,000원에 구매하는 등 당월 시세에 구매하고 있지만 동압연재(순동) 판매 가격은 전월 평균 가격인 800만~820만원(톤당)에 판매하고 있다.
풍산은 원재료 가격이 한달새 톤당 100만원이상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그동안 원가상승 폭을 제품에 반영하는 시기를 1~2달 늦춰왔다.
풍산의 한 관계자는 “원재료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1~2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반영하는 것은 소재 공급 회사로서 수요처와의 상생을 위해 창사 이후 고집해온 판매정책”이라며 “재고 물량을 늘리기 위한 수요업계의 가수요로 영업팀이 고객을 회피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 기회를 맞아 마진폭을 최대한 늘리고 있어 수요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아연의 원재료인 정광에 대해 연 수요량의 70% 가량을 장기계약으로 저렴하게 들여오고 있는 이 회사는 원가 상승요인이 고정돼 있는데도 판매가격은 현 국제시세(전월 평균가 +환율변동)에 맞춰 판매하고 있다.
올 수입 정광가격(톤당 422달러)에 품위를 감안한 원가는 800달러 선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은 톤당 3,000달러가 넘게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지난 1ㆍ4분기 순이익이 지난 해 전체 순이익의 90%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