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환자가 각 병원의 진료비와 의료진을 직접 인터넷상에서 비교할 수 있다. 병원의 홍보ㆍ마케팅 등 경영을 지원하면서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대형 병원경영지원회사(MSO)도 활성화된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소화제ㆍ진통제 등의 슈퍼마켓 판매는 당분간 미뤄질 계획이다.
1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비스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말쯤 발표한다.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서비스 규제 완화의 핵심은 의료와 교육인데 의료 분야에서는 영리법인을 허용하고 일반인들에게 병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국가 포털을 만드는 것”이라며 “외국 교육기관 유치도 반드시 필요해 영리법인과 과실송금 허용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부문에서는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국가 포털을 만들 예정이다. 이 포털에는 기존에 공개된 의료기관 평가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가 게재된다. 병원별 단위 서비스 가격과 각종 질병별 진료비용 등도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같은 진료행위에 A병원과 B병원의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어 환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단 수술 성공률 등 주관적 평가가 필요한 내용은 관련된 평가 기준과 평가기관 등을 결정한 뒤 추후에 공시 여부를 결정한다.
대형 MSO 설립도 탄력을 받게 돼 중소 규모 병원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병원 등 일부 대형 병원은 MSO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소화제 등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이번 의료 선진화 방안에서는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재정부가 강하게 추진했지만 복지부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결정된 바 없고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 과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발했다.
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중에서도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약품과 그렇지 않은 것을 다시 구분해야 하는 등 전문ㆍ일반의약품 전체의 체계를 손봐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의약분업 전체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며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부문에서는 우수 외국 교육기관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교육기관의 결산상 잉여금 송금의 제한적 허용과 초중등 외국 교육기관의 내국인 입학비율 완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 기술계 학원이 ‘학교’라는 명칭을 쓸 수 있게 하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전문대 학위 등도 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자인스쿨(SADI)과 같은 ‘기술계 학원’에서도 전문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