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너무 무리하게 감량하다 건강을 잃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무작정 체중을 줄이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서울대병원 조비룡(가정의학과ㆍ02-760-2 교수는 “특히 체중을 감량하는 과정에서 구토ㆍ하제ㆍ이뇨제를 복용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구토는 식후 바로 손가락 등으로 목안을 자극해 먹은 음식물을 토하는 것이고, 하제(변비약)는 장내의 변을 배출시키는 방법. 이뇨제는 체내수분을 소변을 통해 빼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방법이든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효과 뿐이며 오히려 합병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조 교수는 강조했다.
조 교수는 “요즘 상당수 여성들은 날씬해 보이려는 욕구 때문에 건강에 좋은 정상체중 또는 약간의 과체중조차 건강에 해로운 저체중으로 바꾸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면서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 평생관리가 필요한 체지방 조절보다 단시간에 시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토를 반복할 경우에는 치아, 침샘, 인두, 식도 등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치아는 구토 된 위산과 반복 접촉으로 마모되고, 귀밑과 턱밑의 침샘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목안의 염증으로 아프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식도염으로 속쓰림을 동반할 수 있다. 심한 합병증으로는 식도 또는 위점막이 찢어져 토혈을 하기도 하고 음식물이 기관지로 넘어가 페렴이 되기도 하며 신체의 수분 및 전해질 불균형을 부르는 것이다.
변비약의 장기 복용역시 오히려 만성 변비의 원인이다. 처음에는 쾌변을 보는 것 같지만 오래 사용할수록 더 강한 약을 써야 듣고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변비가 된다. 나중에는 관장이 아니면 변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도 약물의 장기 사용으로 인해 장의 정상적인 배변기능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이뇨제는 저칼륨증 등 심각한 수분 및 전해질 장애를 초래한다. 이뇨에 의한 수분배출은 탈수를 일으켜 목마름ㆍ점막 건조ㆍ빈맥ㆍ피로ㆍ어지럼증 등을 부르며 심하면 콩팥손상ㆍ심장마비ㆍ혼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조 교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중감량은 전문의와 사전에 상담을 충분히 하는 것”이라면서 “개인별 특성에 맞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적인 치료법에 따라야 체중감량은 물론 평생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