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시장 '기지개'

티루스 캐피탈등 잇단 설립
초기 운용자금 규모도 커져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움츠러들었던 헤지펀드 시장이 세계 경제 회복 추세를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1조4,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헤지펀드 시장에 신규 헤지펀드 설립이 잇따르고 운용자금 규모도 커지는 등 헤지펀드 시장에 모처럼 '청신호'가 켜졌다고 전했다. 특히 2일 영국에서 출범한 헤지펀드 티루스 캐피탈은 올해 최대 규모의 초기 투자금을 유치해 헤지펀드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티루스 캐피탈은 8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지난 1년간 헤지펀드 평균 초기 투자금액이 1억∼2억 달러 정도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티루스 캐피탈은 올해 말까지 3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할 예정이다. 영국 텔렘 파트너스도 같은 날 2억 달러의 운용자금으로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피아 캐피탈이 3억 달러를 유치하며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펀드는 전 무어캐피탈 트레이더인 크리스토퍼 피아가 설립했다. 지난달 초 3억5,000만 달러로 조성된 영국 RWC 파트너스의 앱솔루트 알파 펀드는 곧 2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다. 미국 헤지펀드 전문조사기관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새로 생긴 헤지펀드의 수는 182개로 지난 1분기 148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헤지펀드리서치사는 3분기 새로 조성된 헤지펀드 수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신규 헤지펀드의 초기 운용자금 수준은 아직까지 위기 이전에 비해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에 종자금을 제공해 주는 FRM 캐피탈의 패트릭 데 젠티레 윌리암스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헤지펀드 붐이 일었던 시절에는 초기 펀드 규모가 보통 3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 조성된 헤지펀드의 초기 투자자금 규모는 5,000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