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서울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시중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증시도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도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인 실물경제 성장둔화와 이미 오른 가격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상반기와 같은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 연구기관들의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종합하면 전국 주택 매매가는 1.3~2%, 전세가는 3.5~4.7%, 토지가격은 0.6~0.7%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완만한 상승세 유지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펴낸 '2001년 부동산시장 동향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은 신규주택 구입에 따른 세제감면 혜택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지만 공급물량 확대로 인해 매매가격은 소폭 상승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토지시장은 난개발 억제 등 개발규제 강화로 인해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용도지역별 땅값 상승률은 상업ㆍ주거지역이 각각 0.3%ㆍ0.5%에 그치는 반면 비도시지역과 녹지지역은 1.3%ㆍ1.1%로 전망했다.
한국토지공사 역시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토지가격은 0.6%, 주택가격은 1~2% 정도 상승하는 등 올 상반기 오름폭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호재 못지 않게 악재도 만만치 않아 상승폭은 최대 1~2%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음지ㆍ양지 확연히 구별
상반기에 이어 여윳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될 것이지만 나 수익성이 보장되는 '돈 될 만한 물건'에 집중돼 '양지'와 '음지'의 구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시중금리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가격변동은 한자리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환금성ㆍ수익성이 보장된 상품과 그렇지 못한 종목이 확연히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으로 유동자금 유입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과거 활황 때와 같은 '묻지마 투자'식이 아니라 수익성이 보장되는 부동산에 집중되는 일종의 편식현상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주택공사 주택연구소 김용순 경기동향분석팀장은 "하반기에도 곳곳에서 가수요가 살아날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와 같이 전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