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發 미국 경기침체 논란 가열

"손실막대…실물 경제에 영향"…"조정있지만 침체까진 안갈것"
비관론-금융기관 최대 5,000억弗 손실 FRB 조만간 유동성 추가투입
긍정론-주택시장 경색불구 성장 정상적…해외 고성장도 美경기하강 차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2차 신용경색’의 불안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이끌 것인가. 비관론자들은 미국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긍정론자들은 최근의 주택시장 악화와 증시급락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보다는 완만한 경기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내년까지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서브프라임 손실을 입으면서 점차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경기가 침체로 가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얀 로에이스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이 이를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주 증시급락과 함께 금융시장은 실질적인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신용시장의 붕괴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말 긴급성명을 내고 신용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번주 유동성을 ‘무제한’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쪽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만간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추가 투입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물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는 금융기관의 손실이 예상치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애초 서브프라임 투자로 금융기관이 입을 손실을 500억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2,000억~5,000억달러까지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대출 등 다른 채권 투자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어떤 금융회사가 어떤 채권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 더 큰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FT 기고에서 “3개월 전만 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가하지만 성장 전반에 충격을 주는 성격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이 중론이었다”면서 “이제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전세계 성장 전반을 심각하게 둔화시킬 것이라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경기가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FRB와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완만한 경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공개된 10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최근의 주택 및 금융시장의 경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성장은 정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미국 경기가 1.8~2.5%의 성장을 보이면서 앞서 7월 전망치보다는 둔화했지만 이것을 침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 주택시장 상황이 나쁘긴 하지만 주택건설 업종은 국내총생산(GDP)의 5%도 차지하지 못한다. 반면 약달러로 미국 수출이 3ㆍ4분기에 전년 대비 16.2%나 늘어난 것은 호재다. 글로벌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베던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2001년과 지금은 다르다. 아시아와 남미 등 해외의 고성장이 미국 경기의 하강을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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