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트호벤-AC밀란 '운명의 결전'

'운명의 밀라노 결전'이 코앞에 다가왔다. 네덜란드 태극듀오 박지성(24)-이영표(28.PSV에인트호벤)가 27일 새벽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의 원정경기에 드디어 출격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에인트호벤은 87-88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전신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꾸고 AC밀란은 통산 7번째유럽 클럽 왕좌를 노린다. ◆태극듀오의 발끝에 달렸다= 에인트호벤은 24일 비테세를 3-0으로 대파하고 네덜란드 정규리그(에레디비지에) 18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AC밀란전을 앞두고 우승컵을 먼저 들어 홀가분한 팀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긴장감은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잠시 우승의 기쁨에 도취될 틈도 없이 곧장 밀라노 원정준비에 들어갔다. 박지성은 비테세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쳐 빅 매치를 앞두고 감각을 조율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컵대회 등에서 9골을 뽑아낸 박지성은 지난 6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전에서 어시스트 1개를 기록했지만 챔피언스리그 본선 골맛은 아직 보지 못했다. 국내 팬들은 한국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본선, 그것도 4강전에서 득점포를터뜨릴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팀의 45경기 중 43경기에 출전한 '철인' 이영표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주말 경기를 벤치에서 보냈다. 우승 직후 한국에서 첫 딸을 얻었다는 소식까지 접한 이영표는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과제를 이뤄놓고 딸을 보러 금의환향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박지성, 이영표는 챔피언스리그 드림팀을 뽑는 유로스포츠의 팬 투표에서 미드필더와 수비수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50년 역사의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동양 선수로는 3번째 준결승 무대를 밟는 태극듀오의 발끝에 에인트호벤의 운명이 달려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히딩크 감독은 AC밀란전을 앞두고 "두려움은 없다. 작은 팀도 거인 구단을 잡을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이변을 연출하는 지 지켜보라"고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에인트호벤과 AC밀란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강팀이지만 구단 재정규모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에인트호벤이 '흙속의 진주'를 캐내 A급 선수로 키워내는 구단이라면 세리에A디펜딩챔피언 AC밀란은 유럽, 남미의 초특급 기성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스타 군단.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파울로 말디니를 비롯해 카푸(브라질), 골키퍼디다(브라질), '삼바 신성' 카카(브라질),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우크라이나),아르헨티나 골게터 에르난 크레스포 등 이름값에서는 에인트호벤 선수들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5골, 4골씩 몰아친 셰브첸코와 크레스포가 공격의 핵으로 세리에A에서도 22승7무4패(승점 73)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에인트호벤은 주장 마르크 반 봄멜을 중심으로 박지성, 이영표와 예페르손 파르판(페루), 다마커스 비즐리(미국), 알렉스, 골키퍼 고메스(이상 브라질), 요한 포겔(스위스) 등이 포진한 다국적 군단. ◆부상변수= AC밀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주말 파르마전에서 수비의 핵 야프 스탐(네덜란드)이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돼 시름에 빠졌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AC밀란은 스탐과 미드필더 안드레아피를로가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수비 조율에 다소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무리를 해서라도 스탐을 뛰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인트호벤은 주말 경기에 이영표를 비롯해 포워드 헤셀링크, 노장 필리프코쿠, 윌프레드 보우마 등을 쉬게 해 일단 체력을 비축한 상태. 한편 28일 새벽 4시45분 런던 스탬포드브리지에서는 반세기 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부자구단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명문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갖는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일정 PSV에인트호벤-AC밀란(27일 새벽 3시45분.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 첼시-리버풀(28일 새벽 4시45분.런던 스탬포드브리지)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